이 아침
살갗에 와
닿는 바람
뼛속까지 상쾌하고,
맨발바닥에
닿는 대지의 감촉
속창까지 시원하다.
작금의 한여름
폭염이 그처럼
가혹하지 않았다면
올여름 열기가
그처럼 길고
모질지 않았다면,
초롱한 이 아침
이 기쁨 이 행복이
이처럼 크고
소중한 것임을
예전에 미쳐
몰랐을 것을,
누군가
행과 불행은
생각하기 나름
백지 한 장
틈 차라 하지 않든가?
가슴에 옹이 진
삶의 응어리
내면에 들붙은
온갖 설움 덩어리는
어쩌면,
내 자신을 굳건히
버티고 서게 한
악바리 근성과
나의 오늘을
여기까지 이끌고 온
어기찬 집념이
돼 주었으리라.
출근길
이 창연한 아침
이 아름다운 계절,
아낌없이 다
버리고 비우고
흔적 없이 다
지우고 보내리라.
애를 애를 태우다
이제 겨우 마주한
길 잖을 이 가을,
텅 빈 가슴
짓물러지도록
한껏 누리고
사랑하며,
이 가을이
붉어 하얘질 때까지
축복하고
감사하리라.
2024년 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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