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또 하루
거침없는 시간은
어느덧 금시
예순일곱 번을,
한여름 앞으로
습관처럼 끌어다
패댕이를 치듯
꿇어 앉힙니다.
파란 하늘에
담상담상 드리운
흰 뭉게구름 예쁘고
오가는 바람마저
곱고 부드러운
6월이 열리는 첫날,
내 안에 일그러진
또 다른 날
밖으로 불러내
북적 한 이발소에
머리 맡겨 깎이고,
다정히 손 잡고
홀가분히
도심을 벗어나
녹음 우거진
용마산으로
사부작사부작
올라갑니다.
어릴 적
청보리가 익어가는
덕진뜰 복송밭 뚝방길,
탱자나무 앞
흐드러진 찔룩꽃
향기로운 꽃길 따라
하늘하늘 춤추며
짝지어 가던
노랑나비
흰나비들처럼,
용마산 오름
한 계단 한 계단
어지러운 속내
비워내고,
아차산 내림
한 걸음 한 걸음
뒤틀린 그 속
달래고 나니,
아차산 2보루
일렁이는 금계국 물결
청보리가 익어가는
고향 황금 들녘이고,
고운 햇빛 강렬한 애무
바람에 묻은 향긋함이
풋풋한 첫사랑 설렘처럼
비운 가슴을 꽉 메꿉니다.
2024년 6월 열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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