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과의
마지막 이별 앞에
당신의 그 의연함,
당신께서
일구어 놓으신
소중한 인연 앞에
그 초연함,
슬픈 표정 한 번
보인 적 없으시고
괴로운 표정 한 번
지은 적 없으셨던,
성난 표정 한 번
본 적 없고
싫은 내색 한 번
지은 적 없으신
그 강인함,
무엇이 그처럼
아버님을 유하시게
무엇이 그토록
당신을 강건하시게
하였는지 전 아직
미처 모릅니다 만,
당신께서 살아내신
자신의 삶에 대한
스스로의 예우이시며
당신의 생애에 대한
스스로의 존중이시며
죽음까지도 오롯이
자신만의 몫으로
감내코자 하시는
자신의 운명에 대한
숭고하고 위엄한
당신 다우신 품격이라
이해하고자 합니다.
당신께서 주신
소중한 인연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아버님께서 보여주신
그 깊고 높으신 사랑과
한결같이 참되시고
건실하셨던 삶에
존경의 마음을 담아
올립니다.
진정
자애롭고 참스러운
삶이셨습니다.
참으로
값지고 훌륭하신
인생이십니다.
운명의 순간까지
위엄을 잃지 않으신 채
죽음에 이르기까지
초연하시고 자셨던
그 아름다운 이별의
마지막 모습에
숙연히 허리 굽혀
경의를 표합니다.
윤회와 왕생의
부처님 세계를 빌어
어디서 건 아버님과의
또 다른 인연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하는 경건한
마음을 더하여,
이 세상에서 이루신
모든 인연과 사랑,
한 때 한동안 괴롭고
고통스러우셨을
그 악몽의 시간까지
훌훌 다 잊으시고,
당신께서 가꾸신
스물다섯 송이 꽃이
사흘 낮밤 밝혀
보내옵는 마지막 꽃길,
가시는 걸음걸음
사뿐히 즈려밟고
고이고이 향기롭게
안녕히 잘
가시 오소서!!~
미련 여한
다 놓으시고
가벼이 훨훨
잘 가시 오셔,
곱고
귀한 영혼으로
극락왕생
하시 오소서!!~
2024년 3월 22일
(영정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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