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달랑 한 장 뿐인
마지막 남은
12월 달력도,
낙엽과의 인연
훌훌 다 떨친
앙상한 벌거숭이
저 겨울나무도,
조각난 세월
바람에 남겨진
한 점 흔적처럼,
솟구친 파도가
산산이 부서져 남긴
포말의 흔적 같은,
처연한 허무
처절한 고독,
혼미한 도심
혼탁한 서녘에
겨우 아슬아슬
형체만 걸린 해와,
그 해를 등 얹고
변 마려운
강아지마냥
아차산 모퉁이를
안절부절못하는
예순여섯
나그네의
삶 또한,
세월 무상
인생 무상
세상사 덧없음을
탓잡고 싶기도
하건만,
어쩌면
늘
그랬었던 것처럼,
또 하나의
설렘으로
또 다른 하나의
희망을 찾아서,
또 한 새봄을
기다리려는
긴긴 침묵의
애절한 몸부림이라
스스로 위안을
삼으리라.
2023년 12월 9일
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