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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반전의 하루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말죽거리 공원 오솔길, 잔뜩 흐린 회색 하늘 숲과 도심을 켜켜이 에워싼, 설익은 가을 자욱한 아침안개 팽팽한 적막의 도가니 속 입니다. 오색 황홀한 가을 저 뒷편 처연한 공허 또한 내 설움의 도가니 속처럼, 얼마나 간절한 침묵의 적막이었으면 얼마나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었으면, 입 삐쭉이며 울먹이던 울보쟁이 녀석의 울음보 터지듯, 설은 단풍 패대는 가을비 난타질에 산안개 속 정적이 일순간 깨어지며, 마침내 이 아침 팽팽한 침묵이 스르르 방울방울 무너져 내립니다. 채곡채곡 쌓인 내 안의 설움덩어리에 왈칵 번지던 시린 눈물도, 오솔길 변 한마당 우중에도 아랑곳없이 축제 중인 풀솜꽃 촉촉한 미소와, 보라색 붓솔에 안개를 찍어바른 축축한 꽃향유 예쁜 꽃 유혹에, 어느새 말끔히 반짝 멎고, 기대 찬 반전의 하루 설렘찬 이 가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어갑니다. 2923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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