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통째로
뻥 뚫린 날이면
내 안의 그 님을
새록새록 기억해,
둥글게 손 모아
큰 나팔손하고
마음껏 소리쳐
그 이름을 부릅니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소슬한 바람
일렁이는 날이면,
검지손가락 끝에
바람 듬뿍 찍어
어렴풋한 그 모습을
그려도 봅니다.
하늘이 온통
바다를 닮아
가슴 저리도록
푸르른 날이면,
산 위에 등 대고
개헤엄 쳐
추억의 강 건너
세월의 바다를
허우적허우적
거슬러 갑니다.
속살까지
훤히 드러난
벌거벗은 하늘이
고독한 내 영혼을
거울처럼
비추는 날이면,
죽은 듯 지그시
두 눈을 감고
천국으로의 비상을
시작합니다.
오늘이
딱 그런
하늘 고운 날,
내 안의
그 노래를
흥얼흥얼 거리며,
2023년 10월 21일
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