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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멀고 긴 겨울바다




도심 거리를
방황하는
플라타너스
낙엽도,
용마산 자락에
서성이는
사뭇 다른
냉찬 바람도,

이미
겨울바다를
건너기 시작한 지
꽤 오래전입니다.

묵직한 회색 구름에
보쌈을 당한 해가
서녘 안마당에
내팽개쳐진 하늘,
빵떡모자를
깊숙히 땡겨쓰고
용마산 능선에 걸터앉은
노 나그네의,

하루해는 짧고
비록
방랑 길은 멀지라도,

달달한
봉지커피 한 잔에
헛헛한 지난 삶
애써 달래고,
발밑에 부스럭대는
갈색 낙엽 소리도
고왔던 오색 추억만을
예쁘게 간직한 채,

멀고 긴
겨울바다를
뚜벅뚜벅
건너렵니다.


2022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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