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숙련된 출근길
치유의 쉼터
오르막길 끝,
숨 고르기와 함께
습관처럼 고개를 들어
도토리나무숲 사이로
먼 곳을 무심히 보다,
어~헉^^~
서쪽에서 해가!!?
아직은 짱짱할 아재가
아침부터 정신줄을?
소스라치게 놀라
황급히 뒤를 돌아보고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쉰다.
음력 11월 보름
꽉 찬 보름달이
새벽 여명에 서광의
빛을 반사하며,
해처럼 붉고 밝은
빛나는 둥근 얼굴로
서녘을 훤히 밝힌 채
출근길 노객을
숨어 살피며
지켜보고 있었던 것.
요즘 들어
의식 없이 습관처럼
행해지는
일련의 일상사가,
문득문득
양치를 했는지?
혈압약은 복용했든가?
긴가민가
깜빡깜빡하여
바짝 긴장하고
기억력을 되살리려
애쓰는 중인데,
나이 들수록 점점
내가 나 자신을
신뢰하지 못한 채
확신하기 어렵고
장담하지 못하는
서글픈 이 작금에,
이른 아침부터
해가 서쪽에서
뜨는 현장을 목도한
아연한 상황에
적잖이 당황하고
놀랐었던 것.
해처럼 붉고
휘영청 아름다운
11월(음) 보름달을
가만히 바라보며,
뜨는 해도 아니고
뜨는 달도 아닌
서녘에 지는 달님께
소원을 비오니~~
나를
잊지 않게 하소서~~
나를 온전히
기억할 수 있게 하소서!!
2022년 12월 8일
(음력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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