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 도전의
연장선상에서
뜻하지 않는
귀한 행운으로,
도전의 시련과
체념의 늪에서
겨우 딛고 일어나,
전혀 예기치 못한
또 다른 길 위에
새로운 여정을
열어 가보려고 한다.
공들여 준비한
길은 아닐지라도
멋스럽고 폼나는 일은
비록 아닐지라도,
나의 삶을 지탱할
동아줄이라면
기꺼이
스스로 변하여
적응할 수 있기를,
쥐었던 것들을
다 내려놓고
버리고 바꿈에
주저하지 않기를,
다짐하는 마음
기도하는
간절함으로,
8개월여 누적된
심리적 상실감,
무참히 깨어져
흐트러진 존재감,
준비는 하였으되
쓰여질 곳이 없고
공공연한 퇴물 취급에
설 자리마저 없는
유통기한에 임박한
절박감으로부터
이제 서서히
허리띠를 조이고
변화와 탈출의
잰걸음을 시작하려고 한다.
2021년 8월 28일
(아우를 만나러 아차산
4보루로 가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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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암 뒤
바람이 머무는 자리
하루해가 저물어
땅거미가 지도록,
영구아우와 둘이 앉아
속내를 보이고
내면까지 탈탈 털어서
버리고 비우고 나니,
속은 허전하고
마음은 가뿐하나
가슴도 휑하고
술도 고프다.
산을 내려
참새가 방앗간 찾듯
두부천국으로
찾아들어,
두부김치로
허전한 속 채우고
맑은 이슬로
가슴 덥히고 나니,
발걸음은 가볍고
깨어진 자존감도
지렁이 꿈틀대듯
꿈틀꿈틀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