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10:00
회룡역에서
두 아우와 도킹 후
수락산 주봉을 향해
진격 개시,
산불 감시초소를 지나
동막봉에 이르러
비닐 막 간이주점을
방앗간 삼아
막걸리 한잔 술에
가쁜 숨을 가라앉힌 후,
두 시간여를
더 오르고 오름 끝에
가뿐히 도정봉 정상에
족적을 올리며(10:10)
청명한 하늘 아래
적나라히 드러나 보이는
서울 북부 일부와
경기 도심 일원을
아우르는 조망에
탄성을 금치 못하며
두 아우의 새해 첫
산행 초대에
감사의 마음과 함께
유쾌 상쾌함을
감추지 못한다.
수 번의 산행에서
그랬었던 것처럼
수락의 수려함에
여지없이
매료된 채,
홈통바위를
로프에 의지하여
군대 시절 유격 훈련
암벽 오르기를
연상하며 엉금엉금
기어오른 끝에,
긴장으로 잔뜩 굳은
팔 근육을 풀 겸
잠시 쉬었다 갈
심산으로
햇빛 곱고 바람 없는
한적한 곳에
터를 잡아
각자 준비한 먹거리로
점심을 나누며, (13:00)
컵라면을 안주 삼은
고량주 두어 잔에
화끈하게 달아오른
뜨거운 가슴으로
서로의 마음을
포근히 어루만져
위로와 위안의
기 충전과 함께
곡기를 채운 후,
가파른 암반
9부 능선을 딛고
마침내
수락산 주봉에
우뚝 올라서다.
(14:00)
도봉산과 의정부를
등 뒤로하고
불암산과
서울 북부 도심을
아우르는 조망을
한눈에 담아,
하늘을 우러러
마음을 가지런히,
저 멀리 도심으로부터
삶의 일탈에
무한 자유를
만끽하며,
이 멋스러운 겨울 산
수락의 품으로
날 인도해 준
두 아우의
선의와 호의에
진정 감사하고
깊이 간직하며,
수락의 겨울 풍광을
샅샅이 스크린하여
고스란히
가슴에 담아
신선한 기분으로
주봉을 물러나,
봉우리마다의 조망에서
눈길을 사로잡았던
그 수려한 능선을
타고 내리며,
철모바위를 찍고
코끼리바위에
근접하여
하강바위를 조망하며
치마바위를 지나서
내림을 거듭하다
문득 복영아우의
산행코스 욕심
발동에 따라
내리막길을 되돌려
다시 또 한참의
오름을 시도한 끝에
도솔봉 정상까지
무난히 오르고 나니,
또 다른 수락의
뷰와 운치에
더 없는 쾌감과
상쾌함을 덤한 후
비로소
기운 해를 바삐 따라
하산길을 서둔다.
노원골 방향으로
길을 정하고
내림을 거듭한 끝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도심 외곽,
수락산 할매집
한 테이블을 차지하여
추천메뉴 짜글이탕
양은냄비를 가운데 놓고
짜글짜글
끓어오르기만을
애달아 기다리며,
속절없이 군침만
꿀꺽꿀꺽하다가
성질 급한
술잔에 맹 소주만
칼칼한
목구녕 속으로
수챗구녕에
물 빨려 들어가듯이
쭈욱쭈욱 술술술
잘도 넘어간다.
2021년 1월 16일
(두 아우와 수락산 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