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벗님 7월 산행
용문산 종주 길,
김 총무님 배려에
기차여행의
호사를 누려본다.
(08:25)
서울역 승차 팀(3)
부정승차 벌금 사연에
청량리역 승차 팀(2)
반가움이 반감되고,
지갑분실의
연이은 악운에
산행 난항이
예감되지만,
양평역 주차장
김 총무님 외
수원 팀(3)합류로
벗님들 반가움에
그 기분은 금시 잊은 채,
(09:00)
베이스캠프로
이동하는 차량(2대)에
유쾌한 웃음소리가
차창 밖으로
튕겨져 나간다.
7월 태양은
장마전선에 도피 중이고,
초록 물 흥건한
용문산의 풋풋함이
오늘 산행하기에
딱 좋은 날이다.
(09:30)
김 총무님과
단 둘만이라도
언젠가 때를 보며
늘 맘에 뒀던 산,
지난해 이른 봄
백운대 상고대에
넋을 잃고 서
장군봉을 넘다보며,
용문산을
동경하지 않았던가?
잠시 장마가
주춤하는 사이
양평시내가
한눈에 들어오지만,
여전히 용문산
정상부근엔
자욱한 운무가
신비감을 더하고,
진입로를 따라
여기저기
군락을 이룬
산 수국이
수려한 자태를
한껏 드러내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고,
초록이 겨운
한 모퉁이
저 홀로 핀 동자 꽃도
청초하기가 그지없다.
등산로 주변
드문드문
간헐적 홍일점
원추리 꽃 미소도 곱고,
화들짝 놀란 듯
헤벌쭉 웃는
나리 꽃 또한 예쁘며,
습기를 머금은
용문산 숲 내음이
산 벗님들 간
우정처럼
풋풋하고 향기롭다.
바람이 쉬 오가는
한적한 능선에
돗자리를 펼쳐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앉아,
제각각 준비한
먹거리를 풀어놓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고,
(10:30)
오가는 막걸리 잔에
깊은 우정 샘솟듯 하니
격 없이 오가는
뭉툭한 대화에
위로가 담기고
격려가 서려있다.
긴 들숨 날숨을
발등에 닿을 듯이
연거푸 쉬어가며,
마지막 계단을
안간힘 써 누르고
힘껏 차고 오른 끝에,
비로소 베일을 벗은
용문산 정상에(1,157)
우뚝 족적을 올리며,
저 멀리 아득한 세상을
파노라마를 찍듯이
휘돌려 내려다본다,
(12:00)
천국과 인간세상의
경계를 구분 짓 듯
신비로운 구름 띠가
하늘 난간을
휘어감은 채,
초록 짙은
사바의 산야에
끈적한 열기가
장마 진을 치고,
아스라한
도심 곳곳엔
찐득한 코로나19의
그늘이 걸쳤다.
저 세상으로부터
애써 벗어났으니
여기가 곧 천국이요,
근심 욕심일랑
사바에 두었으니
내가 곧
신선이 아니랴?
은행나무 잎을 형상화한
철제 조형물을 배경삼아
때 절은 영혼을 팔고,
정상을 내려서
팔각정 정자를
전세처럼 차지하고 앉아,
배낭 속 성찬들을
빼곡히 꺼내 펼치고
오붓하고 우아하게
오찬을 즐길 수 있음이,
얼마나 특별한 기쁨이며
이 얼마나 아름다운 행복인가?
온 천하가
산 벗들의 세상이며
천국의 신선놀음인들
이보다 더 좋을쏜가?
(12:15)
정성스런 유부초밥
장떡, 기정떡, 인절미
바나나, 수박, 아삭이고추 등등
마치 화수분처럼
꺼내도 꺼내도 끝이 없네.
포만감과 함께
풍만함 속에서
용문산의 신선한
정기를 받으며,
산 벗님들 간
끈끈한 우정을
겹겹이 포개
나눠쌓고,
기쁨과 행복으로
기 충전하여
코로나19에 찌든
가슴까지
치유 하였으니,
오늘 종주산행을
목표로 한
코스 정복을 위해
서둘러 방을 빼
길을 서둔다.
산 벗의 나침반
우리의 산행내비게이션
길라잡이 희창 군의
족적을 쫓아,
한 시간 반여 만에(13:40)
장군봉(1,065)을 찍고
바람도 쉬어갈
능선을 뭉개고 앉아,
인모친구의
구성진 창 가락에
희창 군의 나뭇가지 장단이
흥을 돋우고
쌓인 피로감이
스르르 녹아내린다(6명).
안절부절못하는
바람과 함께
중천에서 멀어진 해를 쫓아
천국으로 통하는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른 끝에
세 시간 반여 만에
드디어
백운봉(940) 정상을
딛고 서, (16:00)
지난 해 3월에
가슴에 담아뒀던
설국의 천국 백운봉을
기억해 내며,
한적한 전망대를
독차지하고 둘러앉아
백운봉의 정취에
흠뻑 매료되어,
상현친구의
차이나 산 독주와
인모친구의
오리훈제 버너구이에
더없을 풍미를 경험,
노곤함도 잊은 채
오늘의 산행을 자축하며
신선놀음에
시간 축나는 줄 모른다.
백운봉의 정취와
산 벗 6인의
각별한 우정을
또 한 겹 간직하고,
이제
19시 귀경열차표
예매시간과
17시30분 뒤풀이
예약시간에 맞춰,
마지막 내리막 구간에
남은 힘을
다해야할 시간,
베이스캠프로 돌아간
산 벗님들과 도킹장소
용문 자연휴양림을 향해
속도를 높인다.
급경사 내리막에서
다시 또
가파른 계단으로 이어지는
조금도 방심할 수 없는
위험구간,
긴장의 연속이었던지
뒷무릎 통증과 함께
발목이 시큰거린다.
여기까지가 한계리라
더 이상 무리를 감행할 시
민폐를 자초하게 될까봐
속도를 줄이는데,
때마침
저만치 아래에 쉼터와 함께
약수터(백년)가 보이고
앞서가던 희창 군이
웃으며 기다리고 있다.
(16:40)
쉬어 기다렸다 가자는
희창 군의 주문에 흔쾌히 멈추고
우선 약수부터 받아
시원히 들이키고 나서,
고였다 흐르는 물에
머리에까지 물을 끼얹고 나니
또 한 새 힘이
뭉친 근육에 활기를 더한다.
곧 김대장님과 재식 군에 이어
인모 군와 형배 군이 합류
잠시 쉬는 동안,
샘물을 마시면
100년을 누린다하였으니
우린 이미 100년 삶을
확보한 셈이렷다.
혼자서 100년을 살고
천년을 산다한들
우리 산 벗님들 없이
무슨 재미
무슨 낙이겠는가?
빈 펫트병에 가득 물을 채워
김총무님, 상현 군,
은석 군 몫까지
꾹꾹 눌러 담은 후,
가뿐히
가던 길을 되짚는다.
이내 합류지점에
가까워지자
기다림에 지쳤는지
김총무님이 마중을 나오고,
앞서 계곡으로 내려가
땀을 씻는 희창 군을 따라
모두 함께 세수를 하고
서로 등목을 해주며,
산행에서 쌓인
피로감과 노독을
흐르는 계곡물에
개운하게 흘러 보내니
다들 곧 생기를
되찾는다.
(17:45)
김총무님 서두름에
젖은 몸으로 들
차에 오르자
그다지 시간이
많지 않다며 바삐
뒤풀이 식당을 향해
꽁지가빠지게 달려간다.
그 뒤를 쫓아서
은석 군 애마가
거리를 좁혀오고~~~
어느덧 하루해는
스멀스멀
제 자리를 비워가니
문득
선물 같은 오늘 하루가
중복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7월 내내
코로나19의
복마전에 시달리며,
긴긴 장마에
몸살을 앓는 사이
초복이 훌쩍 지나가고
오늘 이처럼 가뿐히
중복을 물리쳤으니,
이 여름도 이제 겨우
한고비만 남은 셈 아닌가?
용문산 종주 길에
한여름 사냥하고,
장골가든의 오리백숙에
중복달임 하였으니
이깟 남은 한고비쯤이야
물구나무를 서서 간들
못 넘어가겠는가?
8월 산행은
철렵체험으로 가결하고,
아홉의 벗님 모두가
변함없는 우정을 약속하며
오늘의 용문산 산행에
자축의 박수를 침과 함께,
오늘의 이 누림에
서로에게
깊이 감사하고,
모든 산 벗님들과
함께 더불어
이 행복이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서로 굳은 약속의
악수를 나눈 후,
수원 팀의 은석 군 차량이
여유를 부리는 사이
기차표 시간에 맞춰
김총무님 애마가
꽁지를 휘날리며
양평역을 향해 달린다.
(18:45)
2020년 7월 26일
산벗 용문산 종주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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