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이
마냥 흥미롭고
신비롭기만 하던
해맑은 시절과,
푸르른
청춘 하나만으로도
이 세상이 아름답고
별처럼 빛나보이던
지난 시절이,
현재와 혼재하며
꿈속처럼 아득한
경계를 넘나드는
어느 날 문득,
꿈인지 생신지 모를
아련한 기억 속으로부터
아찔한 현기증에
화들짝 깨어나기도,
휑한 바람이
늦가을 들녘 스산함처럼
가슴팍 깊이
들이쳐 불어오기도
하는 날이면,
전생으로부터 허용된
인생의 여정에서
삶의 마지막 종착역이
이제 그다지
멀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젠 잠시도
밀고 당길만한
촌각의 순간도
묵과할 수 없는,
이 세상
천길 낭떠러지
난간 끝이라는
엄혹한 사실을
상기해야만 한다.
미뤄둔 것을
더 이상 방치함도
곧 설움이고,
새로운 것에
욕심을 품은 것도
만용일 수 있으며,
생각나는 즉시
실행치 못하면
그 것은 이미
내 생으로부터
영영 놓쳐버린
허망한 것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 더 이상
내안의 그리움에
방관하지 말자!!~
내 그리운 이들의
그리움 또한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그나마 한순간
정신 줄 놓치고 나면
그 곱고 저릿한
추억들마저도
나와 이 세상과
그 모든 인연으로부터
돌이킬 수 없는
영원한 끝인 것을!!?
예순셋의
삶으로부터
가슴에 담은
모든 것,
아낌없이
다 주고
남김없이
다 비우다가
어느 날 문득,
때가 이른 날이면
주저 없이
가뿐 사뿐
돌아가리라.
2020년 5월 17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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