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링이
할퀴고 간 상처가
곳곳에 깊습니다.
해안과,
추석을 앞둔 들녘과
도심 골목 베란다까지,
뿌리 채 뽑아
내동댕이치고
지붕을 통째로 날려
내패댕이치고
산과 들 농장할 것 없이
가차 없이 뭉개진 채,
마치
인간의 위선과 모략에
철퇴를 내리고자한 것처럼
인간의 오만과 독선에
경고를 보내고자한 것처럼.
대 자연의 위력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분노의 소용돌이로부터 부디 안전하시기를, 님계시는 그 자리는 섬뜩한 경고의 범주로부터 아주 먼 곳이리라 믿겠습니다.
2019년 9월 8일
(13호태풍 링링이 할퀴고 간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