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고 싶고
더 빨리 달리고픈 내가,
언젠가부터
자꾸만 뒤처져
터벅터벅 걷는다.
나란히 함께 걷던
친구 녀석은
이미 보이지 않을 만큼
저만치 멀리 갔고,
안기고 업혔던
두 아이들도
쫓기듯 서둘러
저만치 앞서간다.
다정히 팔짱끼고
기대어 걷던 각시마저
무엇이 저리도
바쁘고 급한지,
오늘따라 유별스레
종종걸음을 치며
도망치듯 휘적휘적
저만치 잘도 간다.
멀어질까 허둥지둥
기를 써 쫓아가고
혼자될까 두려워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데,
한겨울 깊어가는
냉찬 바람소리
사정없이 다그치는
세월 오가는 소리
어느덧 딸랑딸랑
구세군의 종소리!!~
2018년 성탄전야
(도심 골목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