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일
쌀국수 한 그릇을
말끔히 비워내고
이른 아침부터
마지막 일정
베트남 투어에 나서다.
흥성했던
우리의 조선왕조 역사와
선왕들을 비교하며
이들의 융성했다는
왕조와 황궁을 설명하는
유머러스한 현지 가이드의
유창한 우리말 해설을 떠올려
빙그레 웃으며
후에 성문을 나와,
베트남의 최장 터널이라는
하이반 터널을 관통 후,
우회도로를 따라
하이반 정상을 넘어
다시 다낭으로 돌아오는
버스 드라이브투어,
해변을 따라 굽이굽이
끝없이 펼쳐진 절경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아름다운
우리의 동해안 풍관과
사뭇 다른 이국의 정취에
깊이 빠져들며
이들의 정서와 감성은
어쩌면 저러한 것을
닮아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동승한 현지 가이드를
넌지시 건너다보며
부러운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인구의 70% 이상이
불교 내지는 불교 유사한
종교를 가진 나라,
한편 기독교 대성당이
우아한 핑크색을 뽐내며
우뚝 존재하고,
또한 멀지않은 거리에
그들의 토속 유일신이라는
까오다이교(?)의 신전까지
두루 돌아보며
베트남의 일면을 조금씩
이해해 간다.
차와 오토바이가 뒤섞인
혼잡한 도심거리
교통의 흐름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사람들의 표정은
해밝고 기운차다.
하루를 가름할 어둠이
다낭 도심을
살포시 포용하고
화려한 조명 불빛이
하루의 잠식을
애써 만류하는 시간,
베트남 여행의 마지막 여정
유람선 타고
다낭 한강야경투어 길,
어둠이 스멀스멀
한강을 집어삼키고
이따금씩 수면에
도심으로부터의
조명불빛 파장이
춤을 춰대는
도도한 물줄기
강폭 주변을 따라
화려한 조명불빛이
불야성을 이루고
거대한 용 한 마리가
수면을 날아 꿈틀거린다.
서울 한강유람선일랑
타볼 엄두조차도 못 내며
숨 가삐 살았건만
이국, 그것도 동명의 한강에서
유람선을 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설레고 놀랍다.
대교에 출렁이는
가지각색의 점멸조명
하늘을 찌를 듯
우뚝우뚝 솟은 빌딩 숲
한강을 중심으로
펼쳐진 야경의 물 밑에서
보이지 않는 거대한 기운이
꿈틀거림을 감지한다.
우리가 이루었던
한강의 기적처럼
이들도 또한
내전의 아픈 역사를 딛고
베트남 다낭
한강으로부터
이들의 부흥을 예견하는
한강의 기적이
꿈틀대고 있음을,
2018년 11월 20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