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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9월의 문턱을 넘어








도심 화단 한 모퉁이

예전엔 몰랐던

대추나무에,

유난히 소담스런

대추 알알이

가던 걸음을

한사코 멈춰 세운다.

 

오가던 여인들의 후각에

부채질을 해대며

희롱을 일삼던

용마산 몬당 밤나무도,

푸릇한 가시를

꼿꼿이 세우며

알지고 탐스럽게

영글어간다.

 

긴긴 한여름 폭염에

타들어가는 갈증을

꾹꾹 견뎌내며

살을 불리고,

모진광풍 폭풍우에

넘어질 듯 뽑힐 듯

몸서리를치면서도

주어진 본분만은

저버리지 않았음이리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고

저절로 크는 나무 또한

없다고 하였거늘,

저절로 환갑인

인생이 있고

덤으로 살아가는

삶도 있는 것을!!?

 

혹독하고 지질했던

여름 끝이라서

마주하는 가을이

이처럼 신선한가?

저절로 맞은

환갑의 가을이라서

이처럼 허망하고

고독시러운가?

 

 

201892

가을의 문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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