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내 환갑의 여름


지독한 여름이다.

이 나이가 되도록

예전에

경험치 못한,

      

어느 꿈같은 시절

한여름 한낮

불볕 태양을

맨 등에 지고

어머니와 둘이서

보릿대 벼늘을

두면서도

폭염이라는 언어를

떠올려보지를

못했던,

 

혹서기 훈련 중

완전군장에

산악구보를 하면서도

질리지가 않았었건만,

 

칼바람 동장군이

기세를 떨치던

혹한의 한겨울이

몹시도 그립도록,

 

모처럼 돌아온

용마산의 주일 일상

진초록 숲 여기저기

갈증에 생기를 잃고,

두꺼운 빵떡모자 속에

궁둥이를 감추고

면상엔 불그스름

화상을 입은 채,

태양을 외면하듯

먼산만 바라보는

개도토리,

 

신이 났는지?

매미들의 드센 유세가

한여름을 부채질한다.

 

내 환갑의 여름은

유난히 모질고

혹독하면서도

현기증 나도록 살벌한

불가마 속 찜통

같았었노라고~~

 

 

2018812


'삶의 이야기 > 특별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의 문턱을 넘어  (0) 2018.09.03
설렘  (0) 2018.08.30
귀천  (0) 2018.08.14
만열(滿悅)  (0) 2018.08.14
게랑~ 개랑~~  (0) 2018.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