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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게랑~ 개랑~~


용궁을 탈출한

만년 한 게 생원인가?

일상을 탈출한

회갑을 맞은

견공처럼?

 

운명인가?

필연인가?

 

남항진

동이 트는 해변

파도가 금 긋고 간

용궁과 속세간의

경계선상에서

마치 약속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서로의 두 눈빛이

번개가 치듯 마주칩니다.

 

흠칫 멈춰 서던 게 생원

이내 경계를 풀고

만세를 부르며

옆걸음질을 칩니다.

돌아가자 소리치는

파도의 만류를 뿌리치며

이 세상 어딘가에

은신처를 찾아 나설 것처럼,

 

보다 못한 견공

동병상련의 아픔으로

은폐물을 거두며

돌아가라 애원해보지만,

 

이미 작심을 한 듯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홀연히

바다를 떠나서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은

저 애절한 몸짓처럼,

어쩌면 우리들 삶도 또한

이따금씩 저러고픈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회갑을 맞은

묵직한 세월 앞에

내보일 것 하나 없는

허망한 것이라면

더더욱

나 어떻개?

넌 어떻게?

 

항간에는 인생을

육십부터라고는 하지만

머잖은 근간

엊그제까지만 해도

환갑이면 인생

유통기한 만료일

아니었던가요?

 

왠지 모를 가슴 뭉클

애틋한 연민의 정에

연신 하얀 손 내미는

애달은 파도를 불러 와

게 생원을 달래서

용궁으로 돌려보냅니다.

 

 

201871

동이 트는 남항진 백사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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