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여름이다.
이 나이가 되도록
예전에
경험치 못한,
어느 꿈같은 시절
한여름 한낮
불볕 태양을
맨 등에 지고
어머니와 둘이서
보릿대 벼늘을
두면서도
폭염이라는 언어를
떠올려보지를
못했던,
혹서기 훈련 중
완전군장에
산악구보를 하면서도
질리지가 않았었건만,
칼바람 동장군이
기세를 떨치던
혹한의 한겨울이
몹시도 그립도록,
모처럼 돌아온
용마산의 주일 일상
진초록 숲 여기저기
갈증에 생기를 잃고,
두꺼운 빵떡모자 속에
궁둥이를 감추고
면상엔 불그스름
화상을 입은 채,
태양을 외면하듯
먼산만 바라보는
개도토리,
신이 났는지?
매미들의 드센 유세가
한여름을 부채질한다.
내 환갑의 여름은
유난히 모질고
혹독하면서도
현기증 나도록 살벌한
불가마 속 찜통
같았었노라고~~
2018년 8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