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밖
초록 물 드문드문,
뭉텅뭉텅
솜사탕이 걸린 것처럼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도
내 안의 꿈 속 어머니 계시는
그 영혼의 향기임을
익히 잘 알기에,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아련한 기억 속
내 어머니 분 냄새처럼
향긋한 그 골목길을,
천둥벌거숭이
망아지 고삐 풀린 듯이
만판 누비고 다니다가,
문득 꿈에서 깨어
지지난 밤 통분의 광란을
고통스레 기억하고,
처참히 일그러진
아비로서의 자존감에
죽음보다 깊은
자괴감에 휩싸이며,
어서 가
죽은 내 어머니 산소 앞에
무릎 꿇고 조아려,
못난 애비의 맘
오롯이 드러내놓고
참았던 설움 몽땅 털어내며,
목 놓아 꺼이꺼이
통곡하고픈 심정으로
달리는 버스 안에서
조바심을 칩니다.
2018년 5월 5일
고향 길 버스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