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막론하고
부모님 앞서 돌아가는 놈(者)은
세상 천하에 제일 나쁜
불효막심한 자식이라 했으니
형은 참으로 나쁜,
천하에 고약한 자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삼대독자 외아들의 홀어머니
저 어른은 어찌하시라고
저러신 채 홀로 남기고
어찌 그리도 황망히 가셨는지?
참으로 매정하고 가혹하기 짝이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형으로 하여금
남은 자들의 많은 이들을
눈물짓게 하고 가슴 아프게 합니다.
김장 후,
이웃들과 함께한 아침식사 자리에서
갑작스레 노래를 한소절한다시더니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쓰라린 이별만은 없었을 것을 시작으로,
불러 봐도~ 울어 봐도~
다시 못 올 민준 애비야~
원통해 불러보고~
땅을 치고 통곡해도
다시는 못 올 내 아들아~,
가슴을 저미는 옛 노래 가락들을
가사 한 소절 더듬지 않으시고
눈물을 간신이 참아내시며
울부짖듯 통곡하시 듯
대여섯 곡을 숨 가삐 부르시고는,
누구든 한 소절 불러 보라 애원을 하십니다.
누가 저 어른을 저리 아프게 했습니까?
누가 저 어른을 저리 참담케 했습니까?
누가 저 어른을 침해라 했는지?
지난 일을 기억치 못하심이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른다고
누가 위로 아닌 위로를 삼으셨는지?
강복례여사님 어머니란 이름에
우린 너무 가혹한 테러를 가한 것 같습니다.
형!!~
이 마당에
저러시는 당신 어머니께 무슨 노래로 답가를 올리리까?
무슨 말인들 저 노친님께 위로가 되시겠는지?
무슨 위로인들 저 어머니의 통곡에 위안이 되시겠는지?
꾹꾹 참아가며 밥술을 떠 넣다가
차마 도저히 더는 숟가락질을 못하고
눈물을 훔쳐내며 황급히 머릿방으로 숨어듭니다.
에~이 나쁜 형!!~
에이!!~ 불효막심한 인사!!~
에잇!!~ 천하에 몹쓸 사람!!~
아침상 자리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됩니다.
자 여기 이렇게 술잔 가득 채워
형께 술 올립니다.
언제 적,
밤이면 쪼르르 연파쟁이 부성식당으로 잠입
단 둘이 마주앉아 오징어 데침에 술 배우던
그 시절을 회상하고, 그 형을 추억하며,
저승길 힘드셨을 형을 위로하고자합니다.
나쁜 형, 불효막심한 놈이라고
원망을 떨었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게요!!?
이승에서 마주한 인연이 그게 전부였다면
형인들 강복례여사님인들 무슨 수가 있었게요?
어차피 그 이별이 우리들 인연에 마지막이었다면
이제 형을 멀리멀리 아주 조금 씩 조금씩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그동안 이승에서의 인연에 감사하고
고왔던 그 추억에 고마움과 존경을 표하며,
이 슬픔과 아픔은 남겨진 내 몫일 테니
아프면 아픈 대로 슬프면 슬픈 채로
추억하고 그리워함서 애써 잊어 보렵니다.
그러니 형께서도
못 다한 인연일랑 남김없이 내려놓으시고
새털처럼 가벼이 훠이훠이 잘 가셔서
밝고 고운 영혼으로 극락왕생하기를 축원합니다.
이내 곧 산소에서 내려가는 대로
강복례여사님 붙들고 못다 하신 노래라도 들어드림서
같이 또 서럽게 가슴 치며 울어보렵니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 다셨는데
그 어른 그 찢어진 가슴이 어찌 금방 아물고,
그분께 당신께서 어떤 아들 이셨는데
무슨 위로인들 당신을 쉬 잊을리 있겠소만,
부모 앞서간 놈(者) 불효자식 이라셨으니
모든 것은 다 형 탓으로 매도하고
혼자서 훌쩍 가버린 매정한 형 못 잊고 못 보내시면
복례님만 억울하다 달래드림서
이미 떠난 사람 가슴에 묻고 못 놔드리시면
형이 자꾸만 뒤가 돌아다 보여 정해진 갈 곳을
못가고 구천을 떠돌 것이라 얼러도 보고,
긴긴 하루해를 깨알 세듯 헤아리시며
긴긴 밤 어둠을 하얗게 지새워 가시며
조금씩 조금씩 아주 조금씩
형을 보냄서 잊어보시라고 하렵니다.
그런다고 설워 마시고
그렇다고 원망도 마시고
형 잘 가시요!!~
형!!~ 안녕을 고합니다.
부디 편안히 잠드시기를!!~
2017년 11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