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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가을 여흥






만추를 감흥 키에

부족함 없는 오후,

 

진노랑 저고리 반쯤 벗은

도심 가로수 은행목,

색동옷 살며시 거두고

갈색 저고리 추스린 가을 산,

 

하늘 끝 깊숙한

가슴시린 공허,

그 하늘 향해

빈 손 치켜든

갈참나무의 처연함,

발밑에 바스락 거리는

낙엽의 애절한 속삭임,

앞가슴에 스쳐 부는

써늘한 소슬바람까지

눈물이 찡하도록

난 좋다.

 

다가올 겨울을 견디기 위한

처절한 비움이 아름다운,

섭리를 거스르지 않는

초연한 대자연의 본능이 경이로운,

이맘 녘 이 가을이

가슴이 아리도록

난 좋다.

 

 

201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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