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갈이
삽질시작
십 수분 만에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손바닥엔 물집이 솟아
이내 곧 짓물러 터져,
어설픈 도시 놈
핑계꺼리 삼기 좋듯
쓰라려오기 시작합니다.
쓰린 아픔
아스라한 기억 저편
긴 밭두렁 한켠,
제 키만 한 삽자루를 끌며
제법 삽질 시늉을 내는
어린 아들 녀석을
무심코 보시다,
“어~허이!!~
우리 아들이 그새 다 컷네!!?“
“삽질도 영 잘하고!!”
“심도 차~암 쎄네!!?~”
깊은 한숨과 함께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시던
당신을 생각합니다.
파헤쳐진 긴긴 밭고랑
아득한 저 멀리,
이쭉굴 밭두렁 경사진 그곳
당신의 그 힘겹던 삶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당신을 추억합니다.
2017년 9월 2일
(고향에서 마늘밭을 일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