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 왔을까?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지만,
온 길 모르듯
갈 길 또한
알 수 없다.
온 힘을 다하여
삶을 사랑했을까?
온 마음을 다하여
오늘을 사랑했을까!!?
낡은 지갑을 펼치면
번듯한 명함 하나 없고,
어느 자리
어느 모임에서
내 세울 이름도 없이,
아쉬움으로 지금까지
무얼 하고 살았을까 하는
후회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
그리움을 다하여
붙잡고 싶었던
사랑의 순간도,
사랑을 다하여
매달리고 싶었던
욕망의 시간도,
중년의 가을 앞에 서면
모두가 다
놓치고 싶지 않은
추억일 것을,
그래,
이제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를
걱정하지 말자.
아쉬움도 미련도
앨범 속
그리움으로 간직하고,
초로에 맞이하는
가을 앞에서는,
그저 오늘이 있어
내일이 아름다우리라
그렇게 믿자
그렇게 믿어 버리자.
어디쯤 왔는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
곧 우리들
인생 아니더냐?
오늘을 어제처럼
내일을 또
오늘처럼 살고 있는데,
세월은
그냥 저 혼자서 가면 좋으련만
굳이 나는
왜 데리고 가는지?
무심코 살다가
꼭
가을이 되어서야
깨닫게 되는,
오늘은 또
얼마만큼 갈 것인가?
가을은
노년의 서글픔까지
감성적인
소년소녀로 만드는,
아름답고
멋스러운 계절 아니더냐?
마주하는
이 이순의 가을은
오늘을 영위하는
우리들 모두의
기쁨이고 설렘이며
행복이기를!!~
<모셔 온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