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꾹 눌러 참아왔던
설움덩어리를 울컥 토해내듯,
천둥 번개를 동반한
한줄기 장맛비가
끈적한 도심을 가차없이 내리친다.
갈증에 허덕이던 초록 용마산도
퐁당 물에 빠진 듯 허우적거리고,
용마봉 몬당 한적한 한켠
구슬땀 흥건한 무궁화꽃 미소가 곱다.
한동안 뜸했던 아차산 산행
작심하고 나선 우중 산행 길,
빗물 땀방울 범벅인 채
눅눅한 가슴 훔쳐가며,
예순의 인생 여울진 모퉁이
또 다른 영역의 진입로 앞에서,
설렘 반 걱정 반 뒤엉킨 맘으로
굽이진 한고비를 아슬아슬 넘는다.
호랭이가 장가를 가는지
장맛비 잠깐 주춤하는 사이,
아차산 3보루 전망대 상공
때 이른 고추잠자리 떼
신난 듯 방방 뜨고,
저 멀리 진초록 여울진 곳
애처로운 쓰르라미 어설픈 음정에,
저 먼발치 대롱대롱
옥구슬 빼문 팥배열매가
웃음을 못 참고 깔깔깔 웃는다.
2017년 7월 9일(우중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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