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고 볶고
살 부비며 온 삶이
자그마치 어언33년여,
스스로 선택한
부부로서의 인연에
무슨 오류가 있었음일까?
아직도 여전히
불만은 자라고
끊임없이
불신은 꿈틀대는가?
코뚜레를 매어 고삐를 맡긴 채
한결같이 살아온 긴긴 세월,
몸도 마음도 저당을 준채
일편단심 부끄럼 없이 살아 왔건만,
아직도 뭣을 못다 줬기에
그 큰 원망을 키우게 하고
무슨 배신을 당한 것처럼
그 긴 세월을 버리고자 하는가?
죽을 자리를
생각해야 될 만큼
웬만치 살아온 나이라면
이젠 조금은 서로에게
관대해져도 좋으련만,
이놈한테 옭매인 이놈의 고삐는
죽어서나 풀어 질려는 지?
뜯기고 찢기고 망가진 가슴이
세월이 간다고 아물어질까?
처참히 일그러진 채
상처뿐인 영혼이
겨울산을 바람처럼 떠돈다.
활짝 꽃피워주지 못한 죄를
빛내보지 못한 내 설움에 덮고,
빛내보지 못한 내 설움을
비루하지는 않았음으로
덮어두려 해보지만,
구차한 서글픔을 못내 감추지 못해
어둠 짙은 아차산에 묻는다.
2017년 1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