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잖은 세월
육순의 나이가
겨울 산을 배회하는
바람과 같습니다.
천년만년일 것 같던
푸르른 시절
홀연히 사라져간
그 바람처럼,
먹구름 속에서
우루르릉 울다
폭풍우를 휘몰고 간
그 바람처럼.
용마산에 기대선
갓 예순의 육신이
등짐을 진 것처럼
무겁습니다.
버려야지 비우리라를
입버릇처럼 되뇌면서도
그놈의 밴댕이 소갈딱지를
여직 못 면한 탓인지?
촉 나간 형광등처럼
깜빡깜빡 대는 이놈의
흐릿한 정신 줄 때문인지!!?
세월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는 나이!!~
삶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나이!!~
살아온 자신의 인생에
담담히
꼬리표를 붙여도 좋을 나이!!~
날마다 하나씩
빠져 죽은 해가
산처럼 쌓여
바다를 이루는데,
겨울 산을 떠도는
이순의 나그네
오늘도 죽은 해를 품안아
짙어가는 어둠을
살며시 끌어다
예순의 바다에
고이 묻습니다.
2017년 1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