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예순의 나이






적잖은 세월

육순의 나이가

겨울 산을 배회하는

바람과 같습니다.

천년만년일 것 같던

푸르른 시절

홀연히 사라져간

그 바람처럼,

먹구름 속에서

우루르릉 울다

폭풍우를 휘몰고 간

그 바람처럼.

 

용마산에 기대선

갓 예순의 육신이

등짐을 진 것처럼

무겁습니다.

버려야지 비우리라를

입버릇처럼 되뇌면서도

그놈의 밴댕이 소갈딱지를

여직 못 면한 탓인지?

촉 나간 형광등처럼

깜빡깜빡 대는 이놈의

흐릿한 정신 줄 때문인지!!?

 

세월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는 나이!!~

삶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나이!!~

살아온 자신의 인생에

담담히

꼬리표를 붙여도 좋을 나이!!~

 

날마다 하나씩

빠져 죽은 해가

산처럼 쌓여

바다를 이루는데,

겨울 산을 떠도는

이순의 나그네

오늘도 죽은 해를 품안아

짙어가는 어둠을

살며시 끌어다

예순의 바다에

고이 묻습니다.

 

 

201718






'삶의 이야기 > 특별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벗  (0) 2017.02.06
상처뿐인 영혼  (0) 2017.01.16
설워서 설  (0) 2017.01.03
오십 줄 벼랑 끝  (0) 2016.12.19
나릿님 눈구녕, 나랏님 귓구녕  (0) 2016.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