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본가 안마당 가득한
찬란한 새해 첫 햇살 품안아,
부푼 소망 희망찬 설렘으로
힘차게 출발한 새해 첫걸음,
화엄사 톨문을 빠져나오자마자
그새를 못 참고 뒤를 돌아본다.
누구나에게 고향은
으레 그런 곳일 테지만,
잘 가라 손 흔드시는
노모의 가녀린 모습은,
차라리 뒤돌아 숨어 우는
불효자의 뜨거운 눈물일 것이라.
떠나와 울적한맘 달래지 못해
서둘러 배낭을 챙겨 메고
용마산을 넘어 아차산 능선을
바람처럼 배회해보지만,
무슨 화를 키웠길래
도심은 저리도 탁하고
무슨 근심을 품었기에
하늘은 저리도 어두운가?
그래 그것은
님의 운명일 것이라
애써 외면을 해보려하고,
그래 그것은 어쩌지 못할
당신의 팔짜라 쳐보려 해도,
못내 그 불효를 감추지 못한 채
겨울산 한 모퉁이에 서서,
해 저문 먼 산 하염없이 바라보며
그 설움을 감추지 못한다.
21017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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