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시여!!~
바람에 의지한 채,
정처 없이 거리를 떠도는
저 낙엽들의
애처로운 방황을 보시는가?
임이시여!!~
텅 빈 들녘
홀로 남은 허수아비처럼,
영혼마저 묶인 채 선
처연한 고독을 아시는가?
천년만년 영원할 것처럼
빛나던 그 청춘은
어느새 하얗게 털려
빈껍데기뿐인 채,
풍선처럼 잔뜩 부푼
기름진 똥배마저
헛헛한 허탈과 허무인 것을
아시는가?
모르시는가?
부서진 세월은
바람처럼 오간데 없고
어느덧 이녁과 우린
이 늦가을의 끝을 닮아있다네!!~
임이시여!!~
그대시여!!~
가을 떠나는 이 자리에서
함께 늙어가는 우리들 모습이
비에 젖고도 아름다운
저 단풍잎처럼!!~
비구름 속에 감춰진
붉은 석양노을처럼!!~
우아하고 품격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흐뭇하고
기껍지 아니하시겠는가?
2015년 11월 8일(입동) / 가을 떠난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