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 기일 지난
이 아침을
찐한 들깨 향에 취해
비몽사몽 합니다.
들깨 베기 시작한지
채 반시간도 못돼,
온 몸엔 비오듯 한
땀범벅에
가슴은 옛 추억으로
흥건히 젖은 채,
내 고향은 언제나
들깨 향처럼 풋풋한
내 안의 추억들이 뛰노는
마음의 동산입니다.
그 추억 저 건너편은
땀 냄새 물씬한 내 어머니의,
고독하고 고단하신
긴긴 삶이기도 하지만,
아득히 먼 어느 옛날
땅거미가 내리는
밭고랑 사이에서,
바쁜 일손을 잠시 멈추시고
먹때깔을 한 움큼 따 모으셔서,
내 한 입에 털어 넣어주시며
흐뭇해하시던,
그 시절 내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2015년 10월 4일 이른 아침
내 고향 들깨 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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