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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취풍(醉楓)

 

다사다망한 10

바쁜 일상으로부터

한동안 접어두었던

메모 첩을 꺼내는 것처럼,

조금은 낯설고

색다른 느낌으로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산행 길에 나선다.

 

도심을 맴돌던

열기마저 을씨년스럽고

세월은 벌써

가을을 덜미 잡은 채,

습관처럼 또 그렇게

겨울을 예고하고,

 

벌겋게 취해가는

가을 산에 함께 취해

석양 진 도심

망연히 바라다보며

길 바쁜 초로 객

그 취기를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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