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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리민의 날 잔치마당 언저리

 

(06:10)세 형님을 동승하고

전농동 로터리를 출발하여 산본으로 내달려

잽싸게 두곤님 카니발로 환승한 후 미꾸라지처럼

도심을 빠져나와 물찬 제비처럼 고속도로를 타고 오른다.

 

고향 앞으로 전력 질주해가는 7인이 승차한 차 안에

춘식형님께서 준비해 오신 낚지 안주와 술, 떡으로

빈속을 채워가며 세 형님들의 전설 같은 소싯적 추억담에

세월을 거슬러가는 사이 약간의 지, 정체 구간을

버스 전용차선으로 피해나가며 네 시간여 만에

지동촌인 화합의 마당에 드뎌 발을 내 민다.

 

 

기꺼이 하늘도 이 뜻 깊은 지동촌인 첫 화합의 날을

빛내고 축복 해주려는 것이었을까!!??~

찬란한 햇살 에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신록

아카시꽃 냄새 향긋한 투명한 5월 하늘이

엷은 구름사이로 푸른 속살을 드러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마을 입구 마다 길을 가로지른 멋스런 플래카드가

축하와 환영 인사를 대신하며 향우들을 반기고

소싯적 운동회 날이나 보아왔던 만국기가

연초록 품은 투명한 하늘에 가슴을 흔들어 대듯 휘날리며

멋스럽게 분장한 당산 중앙 행사무대는 물론

길게 회관으로 이어지는 천막 및 의, 탁자의 배열은

리민의 날을 경험하고 축하하기 위해 찾아오신

지동촌인들의 가슴을 여지없이 사로잡고

설렘과 흥분을 자극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행사준비 임원님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수고와 노고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만큼

행사 분위기는 완벽에 가깝다.

 

 

 

(10:30) 현재시간 행사장에 머물고 있는 마을 어르신 및

내방 향우님들이 대략 100명 안팎,

부녀회를 주축으로 식사준비에 여념이 없으신 어머님들,

형수님들, 제수씨 등등 모두가 한 마음으로 팔을 걷어붙이셨다.

길게 늘어선 탁자위에 음식이 차려진 천막 안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고 자리를 옮겨 다니시는 다정한 사람들,

서먹함에설까 함께 섞이기가 못내 쑥스러운 듯

먼발치에 팔짱만 끼고 주저하는 아우님들,

무대에서 흥을 돋우는 음악 소리는 드높고

향우님들을 기다리는 빈 청색 플라스틱 의자엔

시간이 흐를수록 반가운 향우님들 모습들로 차츰차츰 채워진다.

마을 앞 도로변엔 내방객들의 차량들로 주차장을 이루고

웃음 띤 향우님들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오랜 정적이 배었을 마을 안쪽 멀리까지 깊이깊이 퍼져나간다.

정겹고 친근한 사람들로부터 반가이 내미는 손을 이끌어

가슴을 부딪치며 반가움을 나누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 하였던 윤덕이형,기현이형 모습에서

두 형들의 가슴시린 옛 추억으로 인하여 눈물이 찔끔 날 만큼

반가움과 함께 찐한 형제애(?)를 느끼기도 하며

길만형의 모습을 늦게 알아보고 나서야 고향에 대한 그 만의 또 다른

그리움을 이해하기도 한다.

 

행사장 가운데에서 반가움과 기쁨을 적극적으로 누리는 사람들 보다는

외곽을 맴돌며 주춤거리는 향우님들을 찾아 동참을 유도하며

안부를 묻고 막걸리를 권하기도 하는 동안

마침내 관광버스를 대절해 서울을 출발했다던

재경 신지리 향우님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한다.(10:45)

버스안의 터질듯 한 열기가 밖으로 토해져 나오며

반가움과 기쁨의 환호로 당산이 미어진다.

줄목걸이 명찰을 찾아 목에 걸어 드리고

행운권을 뽑아 추첨함에 넣어드리며

파악하지 못해 미처 준비를 못한 향우 분들의 명찰을

잽싸게 만들어 목걸이 해 드리기도 한다.

명찰을 확인하고 인사를 여쭙기도 하고

명찰을 보여드리며 거듭 인사를 올리기도 하면

놀라움에 말문이 막혀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하시고

금방 알아보시며 덥석 안아 주시기도 하시고,

긴긴 세월을 들춰내 가시며 기쁨과 반가움을 주체치 못하신다.

 

 

어쩌지 못하여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서글픈 과거사를

흉터처럼 가슴에 간직한 채,

녹녹치 않으셨을 현실을 맨몸으로 버텨내시며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를 한탄삼아

설움 그리움을 가슴으로만 품으며 살아야만 하셨을

힘들고 고단한 삶이였으리.

삶에 쫓기며 살다보면

늘 그리며 사는 고향이라지만

어디 휙 마음 내키는 대로 훌쩍 다녀올 만큼

그리 쉽고 간단한 일상이든가?

이리재고 저리 쪼고 하다가 결국은 다음으로 밀고 또 미루며

사시는 동안 내내 꿈속에서 나마 그리는 내 고향으로

가리라~ 나 꼭 가리라~를 되뇌시며 살아왔는지도 모를

그 분들의 고향, 아니 여기에 함께한 우리 모두 들의 고향을

큰 맘 먹고 맘 조리며 한달음에 달려온 역사적(?)인 날일 것을,

오늘 이 한마당이 어찌 태연스럽고 조용할 수 있겠는가?

당산과 회관 앞마당에 철벅철벅 물이 고이듯

회한과 기쁨과 추억과 반가움으로 봇물 흐르듯 한다.

분홍빛 막걸리가 가뭄 든 논 수채구녕에 물 빨려 들어가듯

땡겨 들어가고, 소줏병 맥줏병이 주체를 못하며 이 잔 저 잔을

똥줄나게 찾아가서 주둥일 쳐 박고 게욱질을 해댄다.

 

 

그 그리던 고향에

그 못잊어 그리던 정겨운 사람들 까지

이렇게 한마당에 함께 다 모였거늘

무슨 형식이 필요하여 체면을 따지고,

무슨 서운함 있었다고 시시비비를 가리려 겠는가?

웃음 가득하신 새점빵 종식이네 기복이형님,형수님이

가슴이 울컥토록 반갑고,

옛날 당신이 지셨던 논 구경을 하시겠다며 들로 나가시는

고모님(수종이 모친)이 정겨우시다.

처낭골 나무마중 댕길 때면 기운이 장사셨든지

집채만한 찰가리 나뭇동을 머리이고 담박질 치시던

창영이 어머니신 순천떡도 반갑기 그지없으시고

내 작은어머니 난동떡, 봉기어머니, 창옥이어머니 등등등--------

끝내 알아봐 드리지 못한 분으로 인하여

죄송함을 감출 수 없는가하면 고향 떠난 후 첨 만나는

정순,명희,옥자,영옥을 비롯한 필단-----------등등

중년을 훨 지난 자태고운 여인들이시니 그 세월이

얼마만이며 이 날이 도대체 저들께 무슨 요술을 부렸더란 말인가?

기껍고 행복해 하시는 저 들의 표정을 보지 않고서야

어찌 이 역사적인 첫 리민의 날 만남의 깊이와 의미를

이해하고 논할 수 있겠는가?

 

 

실은 엊그제 까지만 했었어도

탐탁잖은 시선도 있어왔고 무관심하며 눈치를 살피는

향우님들도 봐왔던 터라 과연 많은 출향우 님들로 부터

호응과 지지를 불러올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면서

내내 애쓰시며 걱정하시는 형님께는 너무 고민하지 마시라

위로를 드리면서도 형님 몰래 딴으론 노심초사 했었건만

막상 이렇게 많은 향우님들의 참여와 성원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언뜻 보는 방명록 접수번호가 150을 넘어가고,

어림잡아 대충 200명을 넘고도 남을 대 성황을 이룬 듯하다.

내가 살아 온 동안 우리 마을 유래 최고의

잔치마당이 목전에 펼쳐지고 있다는 현실에

가슴에 찡한 감동이 치밀어 오른다.

 

 

 

마침내 당산 무대 앞에 자리를 잡고 행사가 시작 된다.(11:20)

병호 총무님 진행으로 제1회 리민의 날을 선포(?)함과 함께

그 역사적인 첫 걸음마를 시작하며 임원진 소개와

회장님 인사가 이어지고, 재경 신지향우회장님 축사를 끝으로

간단한 오전 행사를 마친다.

다시 회관 앞 식탁으로 자리를 옮겨 점심식사 시간을 이어가며

회장님의 건배(축배) 제의에 다 함께 잔을 받쳐 올려 들어

굵고 우렁찬 목소리로 다함께 힘을 모아

리민의 날 발전과 모든 지동촌인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를 힘껏 복창한다.

참으로 뜻 깊은 순간이다.

그야말로 감동스럽고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지동촌인으로써 자존감과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가슴 뭉클한 한마당이다.

 

점심 식사가 이어지는 동안

세월을 들춰가며 곱디고운 추억들을 기억해 내곤

목젖이 훤히 드러나 보이도록 자지러지게 웃기도 하고,

서로의 삶을 자랑삼아 폼을 내보기도 한다.

무슨 일에든 누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 이면엔

애쓰고 수고하는 사람이 따르기 마련.

긴 식탁을 바삐 오가며 반찬을 나르고

밥과 국을 챙겨다 주는 부지런스러운 사람 들,

저 자신도 손님의 한사람이면서 팔을 걷어 부치고서

종종걸음을 쳐대며 식탁주변을 달음질친다.

적당히 뒷짐 짓고 물러나 있으면 그만 일걸

재열이와 승노 두 작은 아우님들은 못 그랬다.

표 나지 않은 곳에서 눈에 띄지 않게 자리를 빛내주는 사람들,

작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 못지않게 크고 넓고 아름다운

두 아우님들은 참으로 멋졌다.

그 아우님들 힘이 하나 둘 모여 이 잔치가 더욱 성대하리라.

 

 

곧 이어

식후 행사가 이어진다.

3인조 밴드가 무대에서 조율을 서두르는 동안

두서없이 즉석에서 희망자를 모아

얼렁뚱땅 편을 나눈 후 윷놀이가 시작된다.

일부 희망자만을 대상으로 대항 그룹 내지는 팀을

형성하지 못한 탓에 극적인 재미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금방 시간 땜질식으로 끝남이 못내 아쉽다.

세대차일까? 아님 공감을 불러내지 못한 때문일까?

아우님(토끼띠 이하)들이 끼어들 자리를 못 찾고 주변을 배회한다.

마땅히 낄 자리가 없고 놀이도 없을 뿐더러 흥미를 못 느끼고

끼리끼리 뭉쳐 주변 외곽만을 맴돌 뿐이지 함께 섞이지를 못한다.

저 들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목적한 바와는 달리

어른들만을 위한 어른들 만의 잔치에 불과한 것으로

되어버리고 말지도 모른다. 물론 경로하는 마음엔 저들도

이견이 있을리 만무 하겠지만 그들의 동참을

유도해 내지 못한다면 행사의 의미가 반감 되지 않을지

세밀한 시간 계획과 놀이에 있어서 섬세한 계획을 필요로 하는

한 부분이며 안아야 할 숙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마침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볼륨이 높아지는 밴드 음악 소리에

이끌리며 무대 쪽으로 시선이 몰려들자

마이크를 잡은 처남댁으로 부터 유창한 시작 멘트와 함께

노래자랑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한다.

자신의 노래에 이어 신나고 폼 나는 노래로 연거푸

열창을 하자 금방 분위기가 고조 되며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수영인 전담 사진쟁이를 자처하고,

흥에 겨운 동식인 당산마당을 휩쓸며 춤사위를 뽐내는 동안

마이크를 이어받은 세철이의 사회로

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노래자랑이 그 막을 올린다.

노래방 문화가 우리 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는 탓이리라.

노래 못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다들 노래 실력이

가수 뺨칠 정도니 재미는 반감 아닌가?

음정박자 무시하고 가사 까지 자유자재 2,3,4절 끝까지

몸부림치며 목청껏 성의껏 사력을 다하여 완창 하는

종원성님 노래 가락을 들어나 보셨는가?

배꼽을 쥐고 포복절도 하지 않고서는

배겨날 수 없는 그만의 십팔번지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참으로 못내 아쉬움을 금 할 수 없고,

전혀 예기치 못했던 동엽(?)누님의 민요 열창은

전문 국악 예능인의 창 솜씨를 훨 능가하고도 남을만한

빼어난 실력으로 여러 어르신들의 마음을

충분히 사로잡고도 남음이 있다.

 

짬짬이 행운권 추첨으로 흥을 더하며

당산 마당이 흥에 가득한 춤마당으로 변한다.

덩실덩실 어깨춤 흔들흔들 허리 춤,

뒤뚱뒤뚱 방뎅이 춤 후들후들 개다리 춤,

목청껏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기도 하고

서로 끌어안은 채 찐한 회포를 풀어내기도 하며

그야말로 반가움과 기쁨과 추억과 그리움이

함께 어우러진 흥겨운 한마당이다.

 

한쪽 측면 탁상을 차지하고 연신 술과 안주를 챙겨다 놓으니

그야말로 선술집이 따로 없다. 오가며 반가워 한잔,

흥겨워서 또 한잔, 기쁨에 취한 또 한잔 술로

고향 떠나 살며 그동안의 애달픈 삶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잠시도 한가할 틈이 없다.

주변을 둘러보다 얌전을 빼고 방관하는 아우님들을 불러

술을 권하면 기다렸다는 듯 단숨에 술잔을 비워내고

연거푸 한잔을 더 권하니 배시시 웃으면서 못이긴 척 잔을 든다.

 

권에 못 이기고 청을 물릴 수 없어 찾아 왔을지도 모를

그들이지만 비록 먼발치에서라도 자리를 지키고 있어 준

그들이 진정 고맙다.

만나리라는 큰 기대를 품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친구, 아우, 형님, 누이들 에게

한없는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한 채 시간은 절정을 넘어

어느덧 파장을 향해 가고 있다.

한사람이 두 번을 무대에 올라 노랠 부르는 행운이

겹친가 하면 행운권 추첨과 노래자랑 시상이 불분명 하여

다소 혼란스러움도 없지는 않지만,

만취해 소란을 피우거나, 시비로 싸움판이 벌어지는

불상사 하나 없이 서로에게 유쾌하고 깔끔한 분위기 속에서

그 막이 서서히 내리고 있음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멋지지 않을 수가 없다.(18:00)

 

관광버스를 대절해 오신 서울 향우님들께서 떠날 준비를 서두르고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눔과 함께 내년을 기약하자며

한 분 두 분 버스에 오르신다.

버스 맨 뒷좌석으로 먼저 들어가 한 분 한 분 빠짐없이 인사를 드리고

내려와, 버스 주변에 몰려들어 손을 흔들어 대는 향우님들과 함께

그들을 배웅하고 버스가 멀리까지 사라지는걸 보고 있다가

함께 왔던 우리 일행도 곧 떠날 준비를 한다.

마음 같아선 이제부터 만사를 제치고 징 장구 북 깽매기 치며

옛 흥을 되살려 오늘의 최고 절정으로 이끌어 볼까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간만에 코 삐뚤어지도록

회포를 풀어 보리라 벼르고 왔다는 여러 벗들의 간청을

어렵사리 물리고 세 형님과 매제내외 우리 부부 7명을 태운

카니발이 엔진 소리를 드높이며 원위치를 향한다.

어떨결에 아들딸을 만나셔서 그저 좋기만 하셨을 어머니께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시고 잔뜩 아쉬운 표정으로 오래도록

지켜보고 계시고 누님께서 손을 흔들며 그러시는 어머니를

애써 돌려 세우신다.

착잡한 마음을 몰래 감추며 무심코 차창 밖으로 시선을 돌리자

긴장감이 한꺼번에 풀리며 허탈감이 몰려든다.

앞서 출발하신 재경 향우님들께서도

달리는 버스에서 어쩌면 지금 나처럼 착잡한 기분을 달래시며

마음들을 추스르고 계실 줄 모른다.

 

오랜 기다림 끝에 품었던 기대와 설렘이 한순간 폭풍처럼

정신없이 휘몰아쳐 지나가고 서둘러 자기 삶으로

돌아가야 하는 현실 앞에 또 다른 긴장감을 애써 누르며,

물론 그 여흥을 여직 삭이지 못하시고

감개무량 하시는 향우님도 계실 테고,

마을엔 행사를 마무리 하며 정리 정돈에 땀 흘리는

많은 향우님들의 노고 또한 만만치 않으리라.

 

 

벅찬 기쁨과 흥겨움과 반가움으로 넘쳐났던 마을 어귀엔

무엇들이 남겨져 있을까?

그리움과 기대와 설렘으로 뜨거웠을 향우님들 가슴엔

또 무엇이 남겨져 있을까?

진정 그 들이 남기고 간 인사말처럼 다음 해를 기약하고

오늘과 같은 그날을 또 기다려 보고자 하는 것일까?

 

어둠이 내리는 고속도로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터널 속으로

우릴 태운 카니발이 악을 써대며 헤집고 달린다.

 

앞좌석에 나란히 앉으신 세 형님들은

오늘 분위기에 얼마나 취했었는지를 증명이라도 하시려는 듯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고, 운전대를 잡은 두곤님은

신들린 듯 자신의 애마(카니발)를 몰아간다.

얼마나 가속 페달에 발바닥을 문질러 댔는지

채 세 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산본에 도착한다.

주말인데 아무려면 네 시간은 족히 걸리리라 생각고

나 자신의 음주는 걱정도 않고 왔건만,

너무 빨리 도착이고 보니 이젠 내 음주가 걱정이 된다.

형님들께서 알아차리시고 맘 편하게 대리를 부르자 시니

내 평생 화물차타고 다니며 대리운전 부르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대리기사님 기다리는 동안 아침 춘식형님께서 챙겨 오신 술이

남으셨던지 어느새 술을 찾아내셔 술을 권하신다.

누이(희숙)가 맥주와 참외를 내 오고 들려주신

오이까지 깎아서 아파트 내 쉼터 원두막에 둘러앉으니

기다렸다는 듯이 금방 행사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내년에도 꼬~옥 오늘처럼 이렇게 자신들을 데려다 달라시는

형님들 말씀에 모두가 유쾌히 소리 내서 웃는다.

형님들께서 저리들 숨김없이 즐거워하시는 것으로 미뤄보아

제1회 리민의 날 잔치는 대 성황 대 만족이 아닐까 싶다.

내 탓이긴 하지만 노고단 해보러가는 계획만

살짝 제외 한다면--------

 

 

 

리민의 날 행사에 불참하고

자신의 동창회 모임으로 갔었더라면

아마 크게 후회할 뻔 했을 거라는 진수형의 전화에

어쩌면 내년 5월을 한번 또 기대해 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생각을 품어본다.

 

 

지동촌인이기에 더불어 행복 할 수 있는 그 날까지

건강과 축복과 행운을 빌며,

행사에 만전을 기하고 애써주신 임원진 및 마을 어르신들과,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기꺼이 동참해 주신 모든 향우님과,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하여 큰마음 보태시고,

함께 못한 안타까움으로 멀리서 지켜봐 주신 모든 지동촌님 여러분께

우리 모두의 격려와 자축의 박수를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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