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잔뜩 일그러진 하늘
내 맘 만큼이나
어둡고 서럽다.
참았던 눈물 질끔 짜내는
굵고 뜨거운 눈물처럼
5월 끝자락 진초록 숲에
거짓 빗방울 토닥토닥
전화기에 대고 불러드린
어쭙잖은 생신 축하송에
떨리시는 음성 감추시며
맘 상해 말라 시는
내 어머니
여든일곱 어머님 생신
찾아뵙지 못한 죄스러움으로
그 불효를 어쩌지 못해
바람처럼 산을 헤매다
용마산 마루에서 겨우 달래
아차산 팔각정을 내려서니
참았던 설움 주체를 못하고
쏟아져 내린 눈물처럼
가슴과 어깨를 회초리질 하듯
내리치는 빗줄기에
빗물 눈물 뚝뚝
눈물 빗물 주룩주룩
소담스런 넝쿨장미
송이송이 부서진 눈물
붉은 설움 흠뻑 젖어
하얀 눈물 뚝뚝
2011년 5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