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디깊은 물 속 처럼
투명한 가을 하늘
내 마음도 저처럼
맑아봤음 좋겠네.
뭉게구름 머리풀고
저 하늘 흘러가듯
내 설움 내 그리움도
저리 보냈음 좋겠네.
선홍색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가슴엔 이미 피멍든지 오래전
설익은 가을산이 석양을 품어
붉게 타오르며 불을 토해내면
내 설움 내 그리움 불 꽃처럼
피멍든 가슴에 모질게 불타리
구름을 쓸어낸 허공에
허전함 머물고
불타는 가을 산에
허무함이 묻어나면
내 맘도 들녘처럼
공허했음 좋겠네.
핏빛 가을 속으로
걸어가는 시간 속에
나는 나그넨가
세월 나그넨가
나그네 가는 길에
욕심 채워 뭣하리 만
그리움 서러움 덩이덩이
봇짐에 하나가득
2009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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