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이 멈춰버린 듯한
미동도 없는 산중에
이따금씩 들리는
숨죽인 풀벌레 소리와
가뿐 숨 내뱉는
거친 내 숨소리만
끈적한 침묵속 정적을 깨우고
설익은 가을산에 인적을 남긴다.
녹아 내릴듯한 한여름 땡볕
아랑곳 않던 진초록닢
어느새 석양노을
붉고 곱게 묻어나고
산 그림자 선명한
경사진 산자락에
이미 소슬함이 물씬 배어있다.
용마산을 넘어
대성암에 이르니
범종소리 속세를 향해 울고,
서산 넘어 해 떨어지니
순식간 땅거미 지고
터벅대는 내 발걸음만
바윗길을 허둥지둥
2009년 9월 27일
땅거미진 대성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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