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선 평범한 일상의 아침 풍경이련만 내겐 비몽사몽간 달라붙은 눈꺼풀 속눈섭에 눈꼽을 덕지덕지 매달고 잠에 취해 시간을 분간 못하는 때이른 새벽!!~ 보름을 몇일 앞둔 달이 반쪽 얼굴을 숨겨둔채 창백한 표정으로 여명을 기다리며 서산을 넘보고 있었다.
이미 형님은 물장화(?)로 완전무장을 하시고서 모내기 준비를 서두르고ㅡ옛날 같았으면 못자리판에 모 반 사람 반이 데등클어져 궁뎅이를 하늘로 쳐든 어머이 들께서 연신 물속을 더듬어 쪄낸 모를 물속에 찰랑대시며 못자리 판이 온통 장바닥이 돼고도 남았을것을-----------------------------------------------
물장화만 벗고 나시면 그 차림에 당장 손님접대를 다녀오신대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듯 하신 말쑥하신 평상복 차림으로 그 차림만큼이나 깔끔하게 잘 손질이간 흙탕물 속을 헤짚고 다니기엔 너무 아까울것 같은 이양기에 올라 앉으신 아재(?)께서 그 특유의 자상하신 미소를 가득 지어보이시고 앞과 뒤를 연신 번갈아 보시며 자로잰듯 곧바르게 이양기를 몰아가신다. 마치 물위를 징검징검 뛰어다니던 엿장시(소금쟁이)마냥 날렵하시고 민첩하시면서도 일사불란하시게-------------------부드러운 이양기의 기계음 속에서 옛날 못줄 잡으믄서 못줄 떼자는 "자~" "어~이~"하던 그 정겨운 소리를 애써 기억해 본다. 정희성이랑 못줄을 잡으면 그 간격이 일정하여 끝나는 지점이 거의 동일하게 떨어짐을 신나고 자랑스레 여기곤 했었는데, 그 힘들고 어렵던 시절 잠시나마 노고를 달래시고자 하셨을 마음에 줄잽이를 얼레고 달래고 조르시고 하시자면 마지못해 못 이긴척 노래라도 한곡조 구성지게 뽑아 올려드리면 그렇게 좋아라시며 흥겨워 하셨던 우리 어머이들이셨건만, 흙탕물을 뒤집어 쓰고 비맞은 새 꼬라지를 하고서도 어머이 들의 허리 사이를 텀벙거리며 모춤을 빼내기도 하고 채우기도 하며 한몫을 단단히 해낸다 여기며 스스로 뿌듯하게 생각하곤 했던 어린시절, 그러다가도 잠시 멈춰 서있을라 치면 청고자린지(?) 뭔지한 놈한테 발등을 쏘여 그 쓰리고 아픈 통증에 질겁을 하며 논둑으로 내달려 올라 눈물을 찔끔 짜냈던 그 해맑고 아름다운 시절-------------------------------
이 사진을 보시는 님이시여!!~ 무슨 생각이 나시는가? 보릿가실의 꺼끄러운 생각에 머릿떵시가 지끈거리시진 않으신가? 강봉영이네의 설탕가리 살살 날린 김 서린 찐빵생각은 않나시는가? 보릿대 속에 굴파고 책보(?) 숨겨두고 학교 땡땡이(?)치던 기억은 행여 없으신지?
요렇게 보릿가실을 해버리니 인자는 콧구녕에 보리까시 배킬일 없고, 덕석에 3~4일씩 말려서 풍구질할 필요없으니 데포(?)해다 빵집이나 과수원 집에 바칠 일 더욱없고, 보릿 대 까지 태워 없애니 책보를 엇따 숨겨두고 학교 땡땡이를 치겠는가? 용백이성 만호성 경운기에 타막기(?) 싣고댕기믄서 쌔까만 썬글라스 멋지게 쓰고 보리타막 하던 모습 기억하시는가? 보릿단 풀어서 타맥기 입술에 올려주면 좌우로 흔들어 헤치며 타맥기 아가리에 보릿단 멕이던 그 멋진 폼을? 타맥기 똥구녕에서 갈키질하며 콧구녕이 온통 보리까시 먼지로 시커멓던 우리 성,아재,어르신들 모습이 참말로 진정으로 그리워지더이다.
오다보니 복송밭 뚝길 군데군데 개복송 나무에 뽀송뽀송한 솜털을 묻히고 따닥따닥 매달린 개복송 알이 민들바구에서 멱을감고 물에서 막 나온 언제쩍 언눔의 불알마냥 탱글탱글 하고-------------------------------------------------
선월리 방천넘어 보릿짚을 태우는 연기가 시뻘겋게 허리를 잘린 서산의 흉자국을 어루만져주는듯 하고 ---------------------------------------------------
도시에선 좀처럼 보기힘든 제비 부부가 처마끝은 미덥지가 않았는지 문 없는 창고안에 둥지를 틀며 한마리가 밖으로 나간사이 철근끝에 자릴잡고 한숨을 돌리며 졸린듯 하더라.
2009년 5월 31일
모심고 보리타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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