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토요일) 07 : 30분
답십리를 출발하여 미사리를 지나 양평대교를 훌쩍 건너
양평에 이르기 까지 별 막힘없이 즐건맘으로 내 달렸지만
양평을 지나 홍천에 다다르기 까진 줄곧 자전거 타는
동호인들의 잦은 출몰로 교통 흐름이 간간이 끊기는가 싶더니
급기야는 공사구간 까지 겹치면서 이어지는 주현이의
어디 쯤이냐는 애달은 전화 통화수와 애타는 맘에
애꿎게 부채질만 가중시킨 채 예정보다 2~30분을 늦게
(10 : 20) 원통에 도착한다.
원통 입구에서 미리 부대를 나와 우릴 기다리고 선
주현이와 상봉하며 금새 조바심을 털어낸다.
하루전 서울은 한 여름 날씨 였던지라 이번엔
계곡있는 곳이 시원하고 좋을 듯 하여 주현이 한테
그전에 누나와 함께 갔었다는 곳을 물어 백담사 가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원통 삼거리(?) 에서 속초가는(좌측방향) 쪽으로
5분여를 달리다 보니 도로변 좌측에 설봉 펜션이란 간판이 눈에 띈다.
물어나 갈까싶어 급 좌회전 하여 진입을 하고나니
주인 인듯한 아저씨 분이 뭔일이냐는 듯 다가와 우릴 세운다.
여차하면 차를 돌려 내 뺄 심산으로 "방 있쏘?" "대실료는 얼매?"
라고 묻자 잼있다는 듯 "삼마넌!!"한다. "뭐시여?" 싸네!!??
싸온 음식은 해먹을 수 있쓰까?" 하자
식당이 큰게 있으니깨 맘대로 해서먹고 갈때 정리만 잘해 놓고
식당을 통채로 들고 가지만 않음 된댄다.
그러믄서 컴퓨터가 있는 방이면 4만원인데 컴퓨터가 될지를
모르겠다며 어떻게 할거야고 물어 컴퓨터가 않되면
이만넌에 줄거냐고 농담을 하며 일러준 방 3층으로
올라가 301호 방 앞에 서는가 싶더니
"어!!~ 누나랑 함께 왔던 방이네!!"
하면서 주현이가 몹시 신이난 듯한 표정이다.
하지만 컴퓨터를 켜서보니 본체가 먹통이라 다시 내려가
깡통이라고 하자 기냥 삼마넌에 쓰라고 하며 내 눈치를 살핀다.
인상은 썩 좋아뵈진 않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땡겨서
아저씨 허리를 잡고 "오~케이!! 하며 언능 삼만원을 빼서
돈을 건네자 내 맡기듯 키 택을 쥐어준다.
짐 꾸러미를 나눠 들고 3층으로 올라가 짐을 풀어 놓으며
우연찮은 우연으로 반갑고 설레는 맘이 배가 되어
301호 방 안은 흐뭇함으로 가득하다.
그제사 아들의 얼굴이 내 눈앞에 들어왔다.
한달여를 입원해 있어선지 많이 핼쓱해 뵌다.
젠즉 입원 전에 왔었어야 할 면회시기를 놓쳐서 맘이 아팠는데
미안함과 반가움이 반반이다.
지 엄만 "우리 아들이 살이 많이 빠졌네"!!~
"힘들었는갑다"!?~ 하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아들을 유심히 살핀다.
힘들어서가 아니고 입원하는 동안 일부러 체중관리 하려고
먹는 양을 줄여 몸무게를 뺐노라며 지금이 활동하기에 편하다 하며
조금만 더 줄여서 평균 몸무게를 유지 하겠노라고 지 엄말 안심시킨다.
대충 정리를 마치고 아침 준비를 서두르자 주현이가 후임과 함께
아침을 먹어놔서 밥 생각이 없다고 하여 먹고 싶었다던
사제라면을 끓여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참외,수박을 썰어 입가심을 하며 빨래도 하고 TV도 보고
그동안의 궁금하고 하고싶었던 이야기 들을 쏟아 놓는다.
시간 가는줄 까맣게 모르고 뭉친 실타래를 풀어내듯ㅡ
그렇게 한참 동안을 이야기에 열중하다 잠깐
현실을 기억해 내곤 금일 13 : 00 교관님 차남의 결혼식엘
못가뵌게 미안하고 궁금하여 대신 축의금을 부탁드렸던 형께
전화를 해 본다. 신호음이 몇번 가자 미리서 알아보고
"그려~ 아들은 잘 만났어!?"라며 묻는다.
예식장 정황을 물은 후 "뭐 할건데요?" 하고 물으니
"글쎄!!" "투망질을 나서볼까 하고 망서리는 중이야!!"
그래서 대뜸 "이쪽으로 날라 오실려우?" 하자
조금도 망서림 없이 "알았쓰!! 하며 끊는다.
어~허참!!~ 거기서 여가 어디라고 대뜸 오라는 사람이나
선뜻 오겠다는 사람이나, 그러고서도 마음이 전혀 불편함을
못 느끼는건 혼자만의 착각일까! 염치나 체면을 접고 사는
낯짝 두꺼운 속물일까!!??.
옆에서 가만 듣고만 있던 아내는 준비해온 음식은 뻔 한데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는 근심어린 몸 짓에 아무 걱정말고
그냥 챙겨 온 것만 다 나눠 먹고 없으면 그만 굶다가면
될 것 이라며 안심을 시키고 나자 시간이 여섯시를 넘고있다.
주현이가 나오면서 동료들의 옷 세탁을 맡겨둔게
일곱시에 찾아야 한다고 해서 우린 시장도 구경할겸
주현이 먹고 싶다던 치킨도 한마리 해서올겸 해 시내를 나간다.
치킨을 주문하고 옷 다림질을 기다리는 사이 형으로 부터
전화가 온다. 벌써 원통 터미널에 도착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서 있는 곳으로 부터 몇 걸음을 옮겨가다 금방 서로를 찾아낸다.
동료 한분과 같이 와서는 또 다른 한분(면식이 있었던 생질)과
여기서 합류하기로 했다시며 두리번거린다.
아내도 금방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고 주현이를 처음 소개하며
인사를 시킨다.
잠시 후 조카분도 합류를 한 후 형을 먼저 펜션을 찾아가시라
위치를 알려 드리고 우린 기다렸다 주현이 옷을 찾아서
설봉으로 향한다.
먼저 와 있을 형인데 아마도 못찾고 지나쳤는가 싶다.
아니나 다를까 백담사 입구까지 갔는데 설봉은 없다는 말에
다시 원통쪽으로 되돌아 오라는 말을 남기고 설봉 문앞으로 나간다.
얼마쯤 후 갔던길을 되돌아 온 형을 설봉 문 앞에서 실소하며 다시 만난다.
방을 예약한 후 차에서 이것저것을 봉지봉지 채 꺼내 놓는다.
술이며 고기며 채소며 양념이며 일행은 물론 우리 가족보다
더 훨씬 많은 인원이 양껏 먹고도 족히 남을 만큼의 분량들을---------
방에선 안되겠다 싶어 아저씨를 찾아가 식당을 좀 쓰자고 청했다.
흔쾌히 식당문을 따 주시며 드실 만큼만 드시고 모자란것 있으면
채워놓고 가라시며 기분좋게 웃어 주신다.
다들 식당으로 내려가서 고기를 굽고 술잔을 권하고
처음 만난 사람도 있지만 오래 전 친구들처럼 주현이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시면서 자기들의 아들인양 정을 보탠다.
주인 아저씨가 너무 고맙고 친밀감이 들어 한잔 하길 청했다.
그러지 않아도 속상하는 일이있어 술이 고팠다시며
잘 됐다는 듯 합석을 한다. 아내가 주인 아저씨의 사모님에 대해 묻자
기다렸다는 듯 자기네 들이 부부쌈을 했는데 4일 동안을
말을 하지 않고 살았다며 좀 가서 데리고 올 수는 없겠냐며
속내를 보인다.
거절 할 수 없는 아내는 슬며시 자리를 나가 순발력을 발휘해
부인을 좌석까지 이끌고 오긴 했으나 자신의 남편이 합석해 있음을
확인하고 다시 휙 돌아가 버린 사모(?)를 우리들 경험담을 여담삼아
이야기 하며 쪼잔하게 굴지 마시고 먼저 남자다웁게 자신의
넓고 큰 면모를 직접 보이라는 강력한(?) 청에 못이겨
살며시 나가는가 싶더니 얼마 후 싸모를 대동하고 다시 합석을 해 주신다.
술잔을 권하고 돌리는 사이 어느새 부부는 자연스럽게
화해가 이루어진것 같았고 자칭 미남 멋쟁이라 자기를 추켜 세우는
아저씨와 농담 반 진담 반의 설전이 오가다 예민한 나이 부분에 이르자
호적나이 실제나이로 분분 하다가 결국엔 민증(?)을 까보이고 나서야
모두가 친구 하자는데 무언의 동의를 하고 흡족한 기분이
점차 고조되어 가는데 건강에 다소 문제가 생겨 술,담배를 금하고 있던
형이 슬며시 자릴 피해보려는 듯 횟감은 속초에서 떠 오는게
싱싱할 것 같아 그냥 왔다시며 자리에서 일어나 얼른 갔다 오겠다고
조카분과 함께 밖으로 나간다.
아예 주현이를 위해 작심하고 온 듯 하여 만류할 수 조차도 없었다.
그냥 나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보며 찐한 감사와 고마운 정을
가슴 깊이 새겨 간직한다.
그러다 문득 양양 친구를 떠 올린다.
방 예약을 하고나면 주현이는 쉬게해 놓고 양양으로 넘어 오면
않되겠냐며 지금 등산중이니 있다가 시간을 마추자며
반가움을 감추지 못하던 께복젱이 친구ㅡ, 전화를 걸어본다.
신호음만 가면서 반응이 없다. 등산에 피곤했나 싶어 전화기를 접고
다시 술좌석에 앉는다.
형 친구분과 형과 인연이 되었던 서로간의 이런저런 이야기며,
주인 아저씨와 내 사는 이런 저런 이야기로 좌석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을 즈음 신나는 표정을 하고 양손에 봉지 봉지를 틀어쥐고
형이 들어온다, 오징어며 성게며 우럭회를 잔뜩 들고 와 펼치면서
고기굽던 불판을 내려놓고 싱싱한 횟감을 올리고,
찜통을 찾아와서 오징어를 통째로 올리고 물을 붓고 불을 붙이며
통 오징어 찜을 만들거란다.
빈 술잔에 술을 채우고 즐겁고 정겨운 술좌석이 다시 이어진다.
아들 녀석도 그 동안의 병치레를 털어 내기라도 하려는 듯
술은 저 혼자서 다 마신것 처럼 얼굴은 온통 홍당무가 되어
두손으로 공손히 술을 받기도 하고 권해드리기도 하며
분위기에 이끌려 흥을 돋군다. 그
런 아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아내 역시
즐겁고 편안해 보이고ㅡ,
내 무슨 복이있어 이런 호의를 받을까 생각하니
형이 너무 고맙고 함께한 모든 사람들이 참으로 감사하다.
내 아들과 아내가 있음이 너무너무 기껍고 행복하며
깊어가는 원통의 밤은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에 흐뭇함으로 충만하다.
벌겋게 달아오른 아들 모습이 그러하고 마냥 행복해 하는
아내 모습 또한 그러하다. 4일 동안을 힘겨루기 했다던
주인친구 부부 얼굴이 그러하고 형의 조카분과 첨보는 형의 친구분의
표정 또한 그러하며 술기운 하나없이 맹숭맹숭한 형 얼굴색 마저 그
래 뵈니 정녕 나 혼자만 술에 취하고 정에 취했음일까!!??---------
15일(일요일)
7:30분쯤 일어나 식당을 내려간다.
어제 밤늦게 설겆이를 혼자하며 깨끗이 한다고 했는데
혹 손 닿지 않은 곳은 없었는가 싶어 살며시 내려가 보니
일 하시는 아주머니 께서 벌써 오셔서 이미 공사현장
인부들의 아침식사를 끝내셨는지 식당안이 말끔하다.
어제 설겆일 한다고 했는데 출근하셔서 불편하진 않으셨냐 물으니
괜찮았다고 하시며 아침을 어떻게 할거냐고 물으신다.
재빨리 "어제 남은 음식들이 있어 그냥 우리가 준비해서
먹었으면 하는데요!!" 하니 편할대로 하라신다.
다시 방으로 올라가며 형 방을 노크해서 내다보니
누운채로 TV를 보고있다.
8:30분쯤 아침 식사를 하자고 알리고 우리방으로 와서보니
이미 아내의 아침준비가 시작되었다.
밥이 끓고 오이무침을 하고 김치를 썰어내고 된장국을 데우며ㅡ,
준비 된 음식을 들고서 아내와 함께 다시 식당으로 내려갔다.
언제 오셨는지 주인 아줌마 께서도 밝고 환한 얼굴로
우릴 반갑게 맞으시며 인사를 한다.
두분의 부부애가 완전한 평상 내지는 평온을 되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어제 남은 음식들은 모아서 김치찌개를 만들고 분주하게 준비하는 동안
배들이 고프셨는지 그새를 못참고 내려 와서들 마당을 서성이고 있다.
바쁘게 식탁에 음식을 차려서 밥을 퍼 공기를 올리니 식탁이 그득하다.
누가 먼저랄것 없이 식탁 주변으로 자릴 차지하고 앉기 무섭게
숫가락 질이 바쁘다. 주현이도 내려와서 한 공기를 거뜬히 비우고
여럿이 하는 식사라서 그런지 밥맛이 꿀맛이다.
잽싸게 식사를 마친 형 동료들은 자기들 도구 및 남은 양념들을
챙겨 들고 투망질을 갈거란다.
가까이 에서 고기를 잡게되면 다시 돌아와 민물 매운탕에
점심을 먹고 함께 떠나고,
소득이 없으면 홍천을 들러 항상 가는 곳에서
어망을 채운 후 곧바로 서울로 갈거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하고
서둘러 떠난다.
우리도 말끔하게 설겆이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와 세사람 만의
한가하고 편안한 시간을 갖는다.
예상과는 달리 날씨가 서늘하기 까지 하여 펜션 앞 차도를 건너
맑게 흐르는 계곡 물에 발이라도 담궈 볼 욕심을 전혀
느끼지 못한 채 넓다란 원형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
맘껏 여유를 부리다 학교 시험 일정으로 인하여 집에 남아있는
혜영인 어제 시험 잘 보고 일찍 들어와 잘 잤을까 싶어
전화를 찾는중에 침대 머리맡에 휴대폰이 앵앵댄다.
"어~라!!" 하고 휴대폰을 보니 양양 친구로 부터 온 전화다.
지금 출발해서 갈테니 기다리고 있으라며 통화음이 사라지자
셋은 일시에 서로를 번갈아 보며 동시에 웃는다.
어제밤을 그냥 보냈으니 안달이 났으리라.
반시간이나 지났을까 싶은데 다시 휴대폰이 울려서 보니
벌써 아래에 와서 있다고 하며 빨리 내려 오라고 재촉이다.
얼마나 밟고 왔길래 벌써!! 벌떡 일어나 내려가서 보니
뜻 밖에 경태엄마 까지 대동하고 둘이함께 배시시 웃으며 손을 내민다.
방으로 올라와서 서로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친구의 시원스런
입담에 한껏 신이난다. 우릴 이끌고 어디든 휘젖고
나가 볼려는 친구를 커피라도 한잔 하고 천천이 나가도 늦지
않을거라고 끌어 앉혀서 시간을 벌고난 후,
주현이는 그냥 쉬게 해 두고 우리 두 부부 끼리만 나가자
합의를 보고 나서야 주현이를 남겨두고 설봉을 나섰다.(10:20)
원통을 지나 서화를 경유하면서 투망질을 서화쪽으로 간다했던
형을 만날수 있을까 싶어 휴대폰을 해 보았지만 별 소득이 없어
투망을 거두고 양구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해안까지 가는 길목길목 마다 예외없이 군부대가
들어서 있고 해안면에 있는 전쟁 기념관 관리사무소에 이르러 서는
민간인은 접근하기가 쉽지않을 듯한 입장권을
친구의 덕분으로 어렵지 않게 승인을 받아 안개를 두르고 선
을지전망대에 발 도장을 찍는다.
전망대에 올라서 철책 넘어 북한땅 바로 코앞 거리에
은폐 엄폐된 북한군의 초소를 친구의 설명을 통해서 어렴풋이
짐작하고 나서는 군대 생활 하면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총 뿌리를 서로의 가슴에 겨누고 섰다는 말로만 듣던 남북간
대치국면의 살벌한 상황을 현장감과 현실감 있게 확인하는 순간이 되었다.
답답하고 서글픈 맘을 뒤로하고 눈길을 돌려 해안면을 바라보니
아!!~ 저렇게 아름답고 신비할 수가 있을까!! 도대체 이곳에
언제쯤 무슨일이 있었길래 저토록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을까!! 마치 어마어마한 웅덩이(?) 분화구(?) 모습을 하고
그 안에 오밀조밀 집과 마을과 논과 밭을 그려놓은 듯 평화롭
게만 느껴지는ㅡ,
해안면(펀치볼 마을)
6,25때 미군들이 와서 보며 마치 펀치볼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펀치볼이라 불리워졌다던 펀치볼 마을이 안개를 썼다 벗었다 하며
제 모습 드러내 보이기를 거부하는 듯 했다.
내려오는 길에 땅굴이 있다는 곳엘 구경삼아 들렀으나
점심시간엔 공개가 되지 않는다 하여 외부에서만 잠시 쉬었다
전망대 에서 내려다 보았던 펀치볼 마을을 지나
설봉을 되돌아 오며 우리 두 부부간의 각별한 우정을
서로 확인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친구 내외
막무가내로 맛있는 것을 먹으러가자는 친구 부부의 청을
주현이를 핑게삼아 이끌고 방으로 왔으나 기어이 손을 빼서
밖으로 나간 친구가 잠시후 순대며 순대국 까지를 포장해 들고와
주현이를 함께 깨워서 점심을 포식한다.
수박을 잘라내서 후식하고 몇 마디를 나누고 난 후
서둘러 자릴털고 일어서는 친구내외 한테서 우릴위한 속 깊은
배려임을 느끼며 매번 올때마다 친구로 부터 받아만 가는 것이
너무 미안스러워 서울을 출발 할때 고향에 형님께서 농사지어
올려 보내주신 쌀을 그때 곧바로 보내주질 못하고
잊고 있다가 용케 기억하고 차에 싣고왔던게 생각나
트렁크를 열라하고 쌀 포대를 옮겨 싣고
고향 쌀이니까 형님 생각고 잘먹으라고 하며 트렁크를 닫아준다.
고맙다고 손 내미는 친구 내외의 손을 우리 내외가 붙들고
서로 잘 가라며 아쉬움을 나누고 방으로 돌아온다.
다시 우리 셋이되자 주현이와 난 침대에서 뒹굴뒹굴 하고
아내는 빨래해서 말려뒀던 주현이 옷가지며 양말짝 들을 짝을
마춰가며 개킨다.
혹여 올 여름 이웃과 피서지를 이쪽으로 정하고 한번 더 와 보면
어떨까 싶어 주현이를 뒤서게 해 계곡으로 나가봤다.
맑은 물을 가로 지른 콘크리트 보에 올라서자 낚싯대를 드리운
아저씨 한분이 힐끔 우릴본다. 한 가운데 쯤 고기들의 이동 수로에
물 떨어지는 곳에 피래미들이 보를 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하얀 배를 드러내고 물을 차며 튀어오른다.
훌륭한 피서지로써 손색없음을 확인하고 싸늘한 날씨도 그렇고 하여
꽁지를 빼듯이 내달려 방으로 들어와 아내더러 올 피서지로 딱
안성마춤 일것 같다는 보고를 마치고 벌러덩 침대에 등을 맡긴다.
귀대 시간이 다가오자 갑자기 시간이 줄달음을 치듯한다.
다섯시 쯤이 되자 청소하는 아주머니 께서 문을 두드리시며
퇴실을 독촉한다. 늦게 나갈거라고 양해는 구했지만
차암 우리도 너무 우리 잇속만 차렸지 싶다.
아들 눈치를 살피며 짐 꾸리기를 시작한다
아들도 제 옷가지며 소지품을 챙기며 별다른 아쉬움 없는 표정이다.
돈이 필요하냐는 물음에 3만원만 있음 되겠다는 말에
아내더러 5만원을 주라고 이르고 먼저 짐보따릴 챙겨 들고 밖으로 나온다.
양손에 짐을 나눠들고 뒤따라 나오는 아내와 아들 모습에
아쉬움이 숨어있다. 식당엘 들러 주인 아주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냉장고에서 꺼내왔던 소주 두 병값을 드리자니 한사코 마다시며
아내한테 도로 건네준다. 서로한테 고맙다는 의미있는 인사를 나누고
손 흔드는 주인 아주머니의 배웅을 뒤로한 채 설봉을 나선다.
원통 PC방 앞에 아들을 내려주고 8월초 정기 휴가를 기약하는
굳은 악수로 인사를 나누고 원통을 출발!!(17:45)
12년을 넘게 같은 길을 달리며 함께 삶을 운전해서 달려 온 나의 애마
낡은 트럭에 아내와 내 몸을 의지한채 서울을 향하여 손 금 처럼
나 있는 도로위를 있는 힘껏 미끄러져 나간다.
귀대시간(19:30)을 조금 넘기자 아들한테서 전화가 온다.
지 엄마와 나누는 이야기가 내 귓전에 머문다.
무사히 귀대 했으며 만나서 좋았고 고맙고 감사하다며 밤길
조심히 가시라는ㅡ,
재방송 하듯 이르는 아내의 전달에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이고 속력을 높인다.
기름값이 장난이 아닌지라 별 막힘은 없겠지 라는 생각이
양평에 이르면서 잘못된 생각 이었음을 깨닫는다.
지,정체를 반복하는 틈을 이용해 형께 전화를 해 본다.
주현이는 잘 해서 보냈느냐며 우리 걱정이 먼저다.
형께 너무 큰 신세를 지게 되었노라고 감사를 전하고
빠른 쾌차와 좋은 밤 되길 빌며 통화를 마치고 친구한테는
집에 도착 후에 할 요량으로 앞차의 꽁무니를 바짝 따라 붙는다.
꼬리를 물고 늘어선 차량 행렬 위로 밤 그림자가 깊어간다.
2008년6월16일
아들을 만나고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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