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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부자유친

부드럽고 너그러운 아빠이고 싶다

혜영아!!
언제 쯤이면 딸과 다정스럽게는 아니더래도 도란도란 고분고분한 대화의 분위기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렇게 글을 쓴다. 너의 엄마와 티격태격 거리며 하는 이야기를 못 들은 척 돌아 앉아 엿듣고 있다가 살며시 몇 번 끼어들어 이야길 시도하다 보면 언제나 결과는 아니한것 보다 훨씬 못한 꼴이 반복 되곤 하다보니 매번 속만 상하고 마음만 아팠다. 사회생활 직장생활 하다보믄 항상 좋은일만 있는것은 아닌지라 아빠가 먼저 이해 하리라 했다가도 이따금씩 아직도 덜 성숙한 너의 행동이 눈에 거슬리다 보면 금방 걱정부터 앞선 나머지 나무라고 싫은 소릴 하게 되는데 넌 항상 아빠가 간섭하고 시비를 건다라고 생각을 하니 어쩜 좋으냐 말이다. 아빠로써 딸 한테 갖는 최소한의 관심이나 사랑 정도로 여겨주고 못 이기는 척 다소곳이 한번만 들어주면 안대겐니? 물론 스스로 알아서 열심하는 널 믿고 못 본척 너그럽게 이해 못한 아빠의 쪼잔한(?) 마음 일수도 있다는 걸 모르진 않는다만 부모 맘이란 알면서도 그래야만 겨우 마음이 놓이는 것임을 넌 아직 모르리라. 아빠가 하는 이야기를 좀 고분고분 들어주고 난 후 네 생각을 아빠한테 차근차근 설명해서 아빠를 이해시키고 설득시켜 보려는 노력을 왜 않하는지 모르겠다. 그저 한마디 건네면 알았다고 손사래 부터 치며 고양이 개 대하듯 하니 무슨 대화가 될까! 엄마 한테도 물론이고 불손한 어투는 더 그러하고!! 아예 말 문을 막아 버릴려고 하는 너의 지나친 태도나 행위에 가끔 엄마나 아빠마저 섭할 때가 있는데 네 친구들이나 가까운 다른 사람들 이라면 오죽할까? 습관이 되다보면 자기도 모른 사이에 실수하는 법 아니겠니? 이제 네 나이에 맞게 너의 인격이나 품격을 격상시켜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네게 주지시켜 주고싶다. 매사 딱부러지고 야무진 너 인줄은 알지만 이제 좀은 다정스럽고 부드럽게 대화하는 방법을 좀 배워가라는 부탁을 네게 강조하고 싶다. 말이 통하지 않고 대화가 되지 않은것 처럼 답답하고 속 터지는 일이 없다는걸 넌들 모를리가 없을테지? 무리한 욕심인진 모르겠다만 이제부터 라도 딸과 친한 아빠이고 싶다. 딸의 말을 잘 들어주는 다정다감한 아빠이고 싶다.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에 밤새는 줄 모르는 부녀지간이 되고 싶다. 이러는 아빠 맘을 넌 알기나 한거니? 언젠가 말했다 싶이 시간이 지나서 부모를 이해하게 될 시기가 되면 비로소 때 늦은 후회를 하며 눈물 찍어낼 일 생길거란 말 결코 거짓이 아님을 머지않아서 너도 깨닫게 되리라.
 
우유부단한 성격보다 너처럼 맺고 끊음이 분명하고 직선적인 성격이 좋을 때도 있겠지만 세상이 그 것 만으로 살아가기엔 너무 크고 복잡하며 변화무쌍하고 천차만별 천태만상한 것이라서 때론 더 겸손하고 더 부드러우면서 더 강한것을 요구 하고 필요로 하는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너도 이제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으리라 본다. 엊그제 일만해도 그렇다. 살다보믄 한 두 시간쯤 무릎 꿇은 채로 머리 조아려 가며 용서를 구하는 일이란 비일비재 할거라 단언한다. 그렇다 하여 잦아서도 않될 일이겠지만, 다만 세상일을 항상 실수없이 잘 하며 바르고 곧게만 살아가기란 그다지 쉬운일 만은 아닌 것이라서 누구나 실수는 하는 것이며 또 때로는 동료나 친구의 실수를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억울함을 감수해야만 할 때도 있는 일 일테지만 그 실수를 억울해 하고 핑계거리를 찾으며 누구를 탓하는 비겁함 보다는 시인하고 용서를 빌며 자기 자신을 더 신중하게 다듬어가는 모습이 훨씬 더 성숙하고 아름다운 삶의 자세임을 네게 말해주고 싶을 뿐이란다. 어떻게든 원의 대표인 원장님께서 마무리는 잘 하실걸로 믿는다. 그러시는 원장님 입장 또한 편한것 만은 아니실테고, 그로인한 이런저런 원장님의 까칠한 반응도 있으시겠지만 그것은 네가 감수해야 할 부분인게고 잘 마무리 된 후 원장님께 조용하게 너의 미안한 마음을 표현해 주면 그것으로 그 상황은 종료가 되리라고 본다. 유쾌한 일도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속상해 하며 억울해 할 일도 아니라는 점을 네가 잘 수긍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욱이 사회생활 초년이라 더욱 그러한 것이니 이제 마음 정리하고, 실수나 잘못에 관한 책임지는 자세로 용서를 빌고 양해를 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한편으론 긍정적 삶의 자세리라 여기고, 자신을 뒤 돌아보고 더 큰 자아를 만들어 가는 계기로 삼아 세상일을 하나 둘 배워가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좀은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보다 몇 천배 더 부끄럽고 비참하며 억울한 일도 많다는걸 세상 살아 가면서 보고 느끼고 때론 겪기도 할텐데 그만한 일로 그리 좁쌀, 냄비처럼 굴어서 어디다 쓸꼬!!?? 요즘 직장일로 많이 힘들어 하는 네 모습 보면 아빠 또한 너 보기 많이 미안하고 안쓰러운 맘 뿐이다. 그러면서도 짬짬이 공부하며 학점 이수해 가는 모습이 장하고 대견스럽고 자랑스럽기도 하여 그런 널 보며 더이상 욕심 부리지 않으리라 했다가도 돌아서면 금방 또 바라고 기대하게 되는 내 모습이라니 아빠 위한 욕심인지 딸 위한 사랑인지----------------------------------------------
 
딸 혜영아!!~
네 나이 이제 스물 넷이고 보면 아빠가 언제까지 널 붙들고 잔소리를 해 댈거라 생각하니? 결코 길게 남지 않았을 시간이니 만큼 이제부터라도 딸을 이해 하려는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딸한테 부드럽고 너그러운 아빠이고 싶다. 그래서 네 마음 한켠에 자그마한 아빠의 자리를 만들어 험하고 힘든 세상 살아 가면서 어렵고 고통스런 시련에 처했을 때 너의 환영속에 살며시 다가가서 힘을 주고 지혜를 주는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 축복받은 너의 결혼 식장에서 너의 팔 끌어다가 언눔인지 모를 사위놈 팔짱 끼워주고 나서 시원섭섭한 느낌으로 돌아서는 아빠보다는 시큰거린 코 훌쩍이며 핑 도는 눈물 훔쳐내는 정 깊고 따뜻한 아빠이고 싶다. 이 마저도 아빠위한 욕심이고 간섭이라 여긴다면 아빠가 쪼끔 섭섭하지 않겠니? 부디 아빠 마음을 더 열려고 노력하는 만큼 네마음도 따라서 열려주길 기대한다. 아빠가 쫌 기대하면 안대겐니? 조금만 더 부드럽고 쪼끔만 더 편안하고 아주 조금만 더 조신하며 다소곳한 딸을 기대하며---------------------- 힘내라 딸 혜영아!!~ 사랑한다!!~
 
2008년 1월 14일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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