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 화로를
머리에 인 것처럼
민대머리를
지져대던
무시무시한
한여름 열기도
비로소
이 여름에
그 정점을
찍었다.
있는 힘껏
여력을 다해
악을 악을 써대는
매미들 고함소리는,
8월 한낮 태양이
서녘 하늘에
남기고 간
붉은 노을의 흔적을
보았기 때문이며,
이 후텁한
불도가니 속을
잠시도
가만있지를 못하고
똥구녕이 쥐나도록
옥상 위를
저리 방방 대는
고추잠자리 또한,
이미
가을바람 냄새를
맡지 않고서야
저렇게 화급할 리가
만무하다.
비록
땀에 쩔고
세월에 데쳐진
후줄근한
육신일지라도
머잖을 한겨울 날
그리워질
오늘을 위해,
8월 땡볕 태양과
앙가슴 흥건한 땀과
후덥한 장맛비에
생기발랄한,
해를 닮은
예쁜 백일홍 꽃과
더불어,
나의 온전한
이 오늘을 덤하여
소중하고 예삐 잘
간직해 두리라.
2024년 8월 7일(立秋)
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