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을
적잖이 오르내렸지만,
에덴동산이 있었다는
사실에 긴가민가 하면서
김 대장님 산행 초청에
여유 있게 집을 나서
도봉산역으로 가는
발걸음이 왠지 모르게
뻐근하고 무거움을
떨쳐내지 못한다.
어제
수리산 산행으로 인한
피로감으로 몸 상태가
균형을 잃었으리라는
생각도 잠시,
약속한 도봉산역
1번 출입구 앞,
수 분 간격으로
환히 웃으며 다가와
반갑게 손 내미는
김 대장님에 이어
전 정 대장님,
김 총무님을 포함
4 산벗님께서
서로 싱글벙글
반가움을
감추지 못한 채
도봉산 산행 약속에
부응 완료하고,
도봉산 에덴동산을
목표로 대찬 산행을
개시한다(09:40).
김 대장의 어림짐작으로
등산로를 정하고
카카오 맵에서 설정한
지점에 향방을 맞춰
정 대장의 오랜 기억을
더듬어 가며,
도봉대피소를
지나 천축사를 거쳐
마당바위를 경유
신선대를 향해
가는 동안,
오름 코스로는 처음
타보는 초행 로라
낯섦을 감내하며
김 대장의 안내에 따라
가파른 계단을
한 발 두 발 올려 딛다
서로의 간격이 잠시
멀어지기라도 할라 치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지체 없이 걸음을 멈춰
쉬어 가기를 재미 삼는,
넷 만의 오붓한 산행에
우린 모두 흐뭇함으로
기쁨을 숨기지 않는다.
서로의 표정을 살펴 가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두를 것도,
기를 쓰고 정상에 올라
발 도장을 찍을 것도 없는
생각이 비슷하고
마음까지 닮은 산벗4,
빛나는 5월
도봉의 싱그러움에
한껏 고무가 된 채,
초록물 고운
은밀한 쉼터
바람 들 예쁜 자리
배낭 벗어 내려놓고,
제각각 마련해온
참 꺼리를 꺼내서
서로 주거니 받거니
먹거리를 나누며
조곤조곤 오가는
대화 또한 정겹다.
자신의 존재를
부풀릴 필요도,
그렇다고
엄살을 떨 이유도 없는,
그저 생긴 대로
보이는 그 대로가
더 좋은
속까지 뻔한 친구,
자랑질할 꺼리도
말발 앞세워
제 기분 채울
욕심도 없는,
상대방의 말을
불쑥 잘라 먹고
제 뜻을 고집할
깡도 재간도 없는,
그저
상대방 이야기를
재밌게 들어주고
끝까지 기 살려주며
가정사는 물론
자신의 사생활까지
가차 없이 까발려도
부끄럽거나
초라하기보다는
오히려 위로와
위안이 되는
털털하면서도
헐렁한 친구,
사소한 실수나
어지간한 잘못도
너그럽게 감싸고
보듬는 착하고 가슴이
뽀송뽀송한 친구,
허물 없이 대하면서도
늘 존중과 배려를
아끼지 않은 속 깊고
무던한 친구,
냉철한 이성으로
호불호의 경계가
명확하기보다는
맘 씀씀이가
넉넉하고 사려 깊어
은연중이라도
사소히 마음에 불편과
상처를 주지 않는 친구,
빚을 진 것도
빚을 받을 것도 없는,
이러한 편안함이
이심전심으로
김 대장으로 하여금
오늘
에덴동산으로의
산행을 이끌어 내게
되었으리라.
누구 한 벗
지친 기색 없이
쉬엄쉬엄
계단을 오르고
살망살망 굴곡진
경사지를 기어올라,
어느덧 신선대
꼭대기에 우뚝 서서
도봉의 경관에 반하고
자운봉과 만장봉과
선인봉을 지근거리에서
조망하며 그 위엄에
겸손하는 마음을
가슴에 한껏 담아,
줄지어 밀려 올라오는
등산객들의 대오에
떠밀려 신선대를
겨우 빠져나온다.
김 대장의 짐작 대로
목표한 에덴동산이
그다지 멀지 않음을
감지하고 주봉 방향으로
방향을 정해 이동 중,
자꾸만 목표지점으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음을
확인하고 다시 방향을
선회하여 천천히
조심조심 희미한
인적을 쫓아 수십여 분을
헤매며 오르내린 끝에,
드디어 카카오 맵 상의
에덴동산 표식과
우리가 현재 한 위치가
일치함을 확인함과 동시,
이곳이 바로 도봉의
신선들께서 숨어 노시는
비경의 에덴동산임을
굳이 설명을 통하지
않고라도 익히
짐작할 만한 절경 앞에,
다들 잠시 넋을 잃고
탄성만을 지르다가
주변을 휘돌아보고
서로를 끌어 붙이고
떼어 밀고 혼자 서
포즈를 잡기도 하며,
한동안 사진촬영에
열을 올리다
잠시 주춤,
오늘의 이곳으로
산행을 제안한 김 대장께
입 모아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다시
사방을 휘돌아 보며
마침내 목표했던
에덴의 동산에 우리가
함께 서 있음을
무한 기쁨과 행복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소중한 시간을 누림 한다.
Y 계곡과 포대 정상을
12시 방향으로 서
8시 방향의
오봉 능선으로부터
칼바위 주봉을 거쳐
신선대와 자운봉과
만장봉을 아울러
3시 방향 선인봉까지
마치 키재기라도
하는 것처럼 즐비하게
자리를 잡고 저 멀리
병풍처럼 포대능선과
다락능선까지 휘감아
등 뒤로는 강북 도봉
노원구 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장관의 조망에
도봉산의 진면목을
새삼 재확인하는
호사를 맘껏 즐기며,
우린 한동안
우리들만의
에덴의 동산에서
쉬이
떠나지를 못한다.
그렇게 서로
나눔에 기뻐하고
함께 있음에
더없이 감사하며
신선님들의 놀이터에
말끔히 인적을 지운 후,
관음암 방향으로 하산
마당바위를 경유
원점 회귀하는 중,
오늘은 김 대장께서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호언과 함께 뚜벅뚜벅
앞서가는 뒤를 따라,
이끌고 가는 대로
우리들 향수를 충분히
자극하고도 남을만한
섬진강 매운탕집
간판을 발견하고
그 안으로 쏘옥 들어가
테이블을 차지한 후,
서로의 얼굴을
그윽이 바라보며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느끼는
그 뭉클한 교감,
나이 들수록
친한 친구보다는
편한 친구가
더 좋을 나이가
되어감을 스스로
인식하며
공감 동감하는
마음으로,
넘실거리는
막걸리 잔을 높이
들어 올리며
이녁의 건강
유지 발전에
최선을 다하고,
오늘 에덴동산으로의
산행이 흐뭇하고
행복한 치유의
시간이 되었음에
서로 공히 자축하며,
감사하는 마음까지
한가득 덤 하여
단숨에 쭈~욱
들이키고
알싸한 기분을 한껏
드러내,
캬~아~~^^
바로 이 맛!!
바로 이 기분!!~
바로 이 느낌!!~
바로 이 편함이~~
우리 가슴을 또다시
후끈 달아오르게 한다.
2023년 5월 21일
(친한 친구보다 편한 친구가
더 좋은/에덴동산 산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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