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음 마다
흙먼지가
풀썩풀썩 날리던
출퇴근 오솔길,
산 벚꽃 잎 살포시
지르밟는 즐거움에
흙 먼지투성이가 돼도
기껍기만 하였거늘,
밤새 내린 봄비를
다소곳이 머금었다
이아침
신발 속 양말까지
촉촉이 적셔주는
질척함도 또한
기분 좋은 쾌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살포시 감싸오는
신비스런 산안개와
신선하고 싱그러운
연초록 푸른빛이,
파릇파릇 숲 사이로
조붓이 드러난
예쁜 오솔길 따라서
훨훨 날갯짓하여,
내게도 사랑이~
나에게도 청춘이었던
그 어느 푸르른 시절로
성큼 데려가줍니다.
먼 길 돌이켜 보니,
이제껏 뚜벅뚜벅
걸어온 나의 길도
비록 영광의 길은
아니었을지라도
비루하진 않았으되,
앞으로 돌아갈
남은 길 또한
이처럼 아름답고
참한 길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의 나무를
여기 말죽거리공원
오솔길 위에 심습니다.
2023년 4월 5일
(비오는 식목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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