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을을
보내야 할 때입니다.
예순다섯 해를
습관처럼
줄곧 그러했듯이
그냥 또 그렇게
놓아
보내야만 합니다.
깊은 공허와
짙은 허무
시린 적막과
저린 고독의
바다로부터,
애툿한 기억 속
고운 추억만을 남겨
무수히 포개
널리고 흩어진
저 낙엽들의
방황을 뒤로한 채,
애잔한 그리움과
처연한
동통의 고통을
묵묵히 참고 삭이며,
이젠,
타다 남은
석양노을에
불씨 하나를 살려
가슴 안에 촛불처럼
환히 밝히고,
혹한이 휘몰아칠
겨울의 강을
한 걸음 한 걸음
건너야만 하기에.
2022년 11월 7일(立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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