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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광복절/말복

도심을 휘젓는
바람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하늘을 짓누른
구름 또한
예사롭지가 않으며,
한여름 내내
불가마 속 이던
용마산엔
울다 자지러질
매미 소리마저
뚝 끊긴 채,
성난 바람만
화풀이를 하듯이
가녀린 초록 숲을
쥐락펴락 해댑니다.

뽑힐 듯 꺾일 듯
몸부림을 치면서도
의연히 견뎌낸
저 유연함을 기개로,
단 하나 단 한 번뿐인
자신의 목숨쯤이야
기꺼이 바쳐서라도
찾아 지키고자하셨을
이 땅의 독립과
번영이었을 것을,

여직 청산치 못한
일제의 잔재세력과
버젓이 가로 막힌
분단의 철책과,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섣부른 위정자들의
저 천박함을 보시는지?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도심 전주에 들린
태극기만
그날의 기쁨을
재현하는 것처럼,
그때의 그 함성을
기억하고 있다는 듯
두 팔을 곧게 치켜 올려
만세를 부르듯이
하늘 높이 펄럭입니다.

마침내
한낮 동안의
묵직한 침묵을 깨고,

간절히 소원한
굵은 빗줄기가
도심을 사정없이
내리찍습니다.
마치
쌓인 설움덩어리에
난도질을 해대듯
울분의 응어리에
난타 질을 하는 것처럼,

억눌린 환희에
때맞춰
물꼬를 터주듯이,
한여름 동안
땀으로 얼룩진
소금 자국을 씻듯이~~

부디
소망컨대,

뿌리 뽑지 못한
일제 잔재에
가차 없는 응징의
칼날이 되어 주시기를,
천지를 개벽할
그 때의 그 함성이
이 땅에 천둥소리가 되어
경종을 울려주시기를,

끈적끈적한
한여름 열기와
찐득한
코로나 변이까지
한 몫에 재워줄
위안과 치유의
봇물이 되어 주시기를!!~


2022년 광복절/말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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