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
출근길
서둘러 가는
새벽길,
둥근달이
졸래졸래 뒤따라
골목길 밝히고
질주하는 차량
전조등 불빛이
도심을 세차게
흔들어 깨운다.
두더지처럼
지하 터널을 오가는
지하철 열차 속은
졸음객 반
모바일 유저객
반이라.
지하철 터널 속을
잰걸음으로 빠져나와
말죽거리 공원을
넘어가는 길,
산 안개 자욱한
예쁜 오솔길 따라
수북이 쌓인 낙엽이
쌔근쌔근 취잠 중이고,
이름모를 새 소리가
동면에 불면을
부추겼는지
고라니일까? 노루일까?
인기척에도 아랑곳없이
어슬렁어슬렁
눈치만 살핀다.
뒤따르던 달은
어느새 앞질러
저만치 앞에서
나를 비추고
앙상한 나뭇가지
틈새를 비집고
동녘에 붉으스레
먼동이 튼다.
이 예쁜 오솔길
저 맞은편
끝으로부터도
누군가 나처럼
다가오고 있지나
않을까?
이 기대와 설렘이
긴장감과 더불어
나의 오늘을
들뜨게 한다.
2021년 12월 22일(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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