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 5일간의
추석연휴 끝,
용마산 능선에
예사롭지 않는
급격한
변화의 조짐이
불어칩니다.
스산한 가을 산에
성깔 진 바람과
변심 깊은 하늘에
일그러진 구름,
낚시를 핑계로
두 정인을 볼모삼아
밤 장막 짙게 드리운
연천 한탄강줄기,
부엉이울음소리만
간간이 정적을 깨는
달도 별도 숨어
침묵하는 밤,
대자연의 숨결에
죽은 듯 동화된 채,
한 친구와 한 전우와
각시를 동반한
신선 지경으로부터,
밤샘하고 돌아온
어젯밤 여운에서
채 깨어나기도 전인데,
도심 가을 산에
훼방꾼처럼
점령군처럼,
불안감을 키우는
이 조짐은 무엇입니까?
지난,
빼앗기고
잃어버린 것에 대한
보상의 변화는
혹여 아닐지라도,
놓치고
깨어진 것에 대한
재 반복의 징후만은
결코 아니기를,
미련과 연민
외면과 방관으로부터
속죄와 용서를 허락하는
넉넉하고 아름다운
치유의 가을이기를
발원합니다.
2020년 10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