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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마침표 찾아가기

산이라 칭하고

가꾸며 지키고 버텨온

25년여 끝자락

마치

그 대미를 장식하듯,

한솔병원에서

구례학사로 이어지는

스카이 작업

공사건으로부터,

예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잔잔한 고마움과

찐한 감사의 마음으로

지난 세월을 일시에

보상받는 듯한

찡한 흥분과 감흥을

감추지 못한다.

 

조마조마 아슬아슬

위험천만 현장에

절친 벗님들(6)

자발적 도움과,

현장주변 친구들(2)

아낌없는 현장지원,

부엉이스카이

대표를 비롯한 동료의

적극적 긍정적 협력에서,

가슴으로 느끼는

상호 신뢰감

마음으로 전해지는

진한 친밀감으로,

마치

보이지 않은 긍정적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처럼,

위험을 동반함 속에서도

매우 안전히

번잡함 속에서도

지극히 깔끔하고도 완벽히,

이틀 동안에 걸친

채널 싸인 설치 작업이

순간순간의 예기치 못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서도

그 끝은 마침내

극적인 흐뭇한 마무리

종료직전에 이르러,

 

마치 이 순간만을

참고 기다려준 것처럼

크레인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내내 흐려있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들치기 시작하더니

이내 곧

제법 굵은 빗방울이

줄기차게 허공에

사선을 그려댄다.

 

오늘의 노고와

그동안의 수고를

어루만지며 위로하듯,

시원스럽게 옥상바닥을

물청소한 것처럼

씻어 내리며,

또 하나의 행운이 되어

개운함과 유쾌함이

흠뻑 덤 하여진다.

 

그 비를 기꺼이

온 몸으로 반기며

결선점검 및

점등확인을 끝으로

이심전심 자연스레

현판식으로 이어지며,

친구로부터

간식 참으로 보내온 수육과

눈치 빠른 어느 벗님께서

준비한 막걸리에,

흠뻑 비를 맞고 있는

방치된 광고 통을 깔고 앉은

넓직한 탁자 판위에

자리를 맡겨둔 채,

구례학사의 발전과

무한 영광을 축원하고,

이 시간까지

힘으로 마음으로

조력을 아끼지 않은

모든 벗님들과,

묵묵히 온 힘을 쏟아준

동료의 도움으로

무사히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진정어린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축배의 잔을 높이 들어

힘차고 유쾌히

모두를 위하여를 복창한다.

 

줄기찬 봄비가

빈 술잔을 거듭거듭

채우게 하고

내내 노심초사

걱정스러웠던 마음이

비에 흠뻑 젖어,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한

은혜와 감사,

산의 깃발아래

줄기차게 달려온

25년여 외곬 삶에

잠시,

보람과 기쁨을 동반한

뭉클한 행복감이

촉촉한 위로와 함께

물밀 듯 몰려오며,

이제는 후련히

마침표를 찍어도 좋을 만큼

더 이상의 미련과 후회는

없어도 좋을 만큼,

 

지난 3월과 4월은

산과 나에게

멋지고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으리라는

흐뭇함으로,

 

새록새록 깊어가는 밤

어둠을 거부한

도심 사이로,

귀가 길을 찾아가는

애마의 앞 유리에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방울처럼,

그동안 지난 삶에서

고이고 절이던

애환의 눈물처럼,

맺혔다 흐르고

흐르다 씻겨가는 빗방울이

마치

내가 살아온

삶의 전장 터를

보는 듯하다.

 

신음소리를 내면서

차 앞 윈도를

바삐 오가며 몸부림치는

와이퍼의 반복운동 사이로

전방을 주시하며,

차량불빛행렬을 따라

빗길을 헤치고

가차 없이 강북강변로를

달려가는 마음이,

봄비처럼 상큼하고

날을 듯이 가뿐하며

씻은 듯이 개운하고

새털처럼 가볍다.

 

 

2020419()

(구례학사 공사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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