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아우와 산행약속에
망우역 찾아가는 길
늦은 출발 급한 마음
설렘도 잔뜩 한가슴,
들머리 변 여기저기
흐드러진 배꽃
빼앗긴 봄 아랑곳없이
희색이 만면일세.
망우리 공동묘지
귀신 머문 흔적 없고
사는 이나 죽은 이의
절절한 그리움뿐,
진갑 역을 지나서
칠순 역을 향했으니
나의 종착역은
그 어디메뇨?
죽어서나 누울 자리
망우리공동묘지
마치 제자리를 차지하듯
한자리를 차고 앉아,
다소곳이 잔 올려
떠도는 영혼 위로하고
그 위로를 빙자하여
사는 이들의 무고를
구걸하네
오가는 대화 속에
서로의 가슴 다독이고
주거니 받거니 막걸리 잔에
삶의 응어리가
사르르 녹는다.
저승길로 가는
마지막 종착역
망우산 전망대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니,
삶과 죽음의 경계가
바로 이 곳이거늘
무엇을 하겠다고
저 방황을 하였는가?
뉘엿뉘엿 기운 해에
휘적휘적 용마산을 지날 적
삼각철탑 벚꽃이
절정에 달했으니
봄날은 곱고,
아차산을 거쳐
구구려정에 이르러보니
진달래꽃 스멀스멀
에구야~
봄날은 간다.
영구와우와의 산행에서
봄 사냥을 누렸으니
더없이 기껍고,
아차산역에서
우릴 기다려 반겨주는
만호성이 있으시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데~~
좋아하는 형과 아우가
술과 함께 마주하니
이 얼마나 더 좋은가?
2020년 4월 10일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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