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떼가 떠나고
들녘에 홀로 남은
허수아비마저 죽고,
산과 들과
도심 가로수 할 것 없이
홀라당
깨를 벗는가 싶은 날,
하늘엔
잿빛 장막이 드리우고
바람마저 숨죽이며
설움이 뚝뚝
도심 처마를 적시던 날,
장작불 비늘이
하늘에 날리듯
겨울 첫손님이 살포시
바람을 깔고 앉습니다.
이 설움 깊은 날
도심 차도를 방황하는
애처로운 낙엽들을
위로하고자함인지?
또 한해의
끝자락으로 내몰린
방랑노객의 허한 가슴에
애잔한 설렘이라도
적선하고자함인지?
2019년 12월 3일
(첫눈 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