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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첫눈 오는 날

참새 떼가 떠나고

들녘에 홀로 남은

허수아비마저 죽고,

산과 들과

도심 가로수 할 것 없이

홀라당

깨를 벗는가 싶은 날,

 

하늘엔

잿빛 장막이 드리우고

바람마저 숨죽이며

설움이 뚝뚝

도심 처마를 적시던 날,

장작불 비늘이

하늘에 날리듯

겨울 첫손님이 살포시

바람을 깔고 앉습니다.

 

이 설움 깊은 날

도심 차도를 방황하는

애처로운 낙엽들을

위로하고자함인지?

또 한해의

끝자락으로 내몰린

방랑노객의 허한 가슴에

애잔한 설렘이라도

적선하고자함인지?

 

 

2019123

(첫눈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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