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자연의 순환 속에는
한 치의 오차가 없다.
하늘 길 유랑하는
해와 달이 그러하고,
불쑥불쑥 산을 오가는
정처모를 바람이
우주의 규범 속에는
한 치의 예외가 없다.
내 어머니의 삶이
그러셨던 것처럼
나의 삶에도 또한,
억겁의 세월이
늘 습관처럼 그렇듯
한줄기 소슬바람이
용마산몬당을 점령한 이맘때면,
한여름 내내
벌겋게 충혈 된 해가
가을 산에 잠시
노을을 남겨둔 것뿐일 것을,
어쩌자고 난 이 모양새로
지지난 봄
님을 떠나보낼 때처럼
황망히 먼 산 바라보며
이 설움을 키우는 것인지?
2019년 10월 6일
소슬바람 들이치는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