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스위스호텔에
들이치는 바람
아버님의 여든세 해
생신축하 겸,
장인, 장모님의
만수무강과 함께
스위스호텔의 번영을 비는
건배의 바람.
내 고향 선산
제단을 휩쓰는 바람
이웃과 주변과
일가친지들과 가족들의
건강과 안녕을 비는
축원의 바람.
돌아온 도심 골목
똬리를 튼 바람
한여름 뙤약볕 폭염열기를
슬며시 등 떠밀며
불현 듯 떠나갈
해후의 바람.
용마산능선을
뒤흔드는 바람
방금 막 귀경한 노객의
저릿한 향수를 달래주는
위로와 그리움의 바람.
9호 태풍
레끼마가 광란하는 자리
숨어 홀로 소외된
이름 모를 버섯 한 송이
족쇄를 찬 것처럼
발목이 꽂힌 채,
흔들리지도 못하고
돌아보지도 못 하는가?
잔뜩 기가 죽은
어느 팔푼이 범부처럼
칭칭 고삐에 감긴
어느 우매한 중생처럼
2019년 8월 15일